“좋은 소식을 안고 내려가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취업준비가 힘들긴 하지만 제 처진 어깨를 보면 슬퍼하실 부모님 생각에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내려갈 생각입니다”
‘민족의 명절’ 추석연휴가 시작됐다. 5일간의 긴 연휴기간이지만 하반기 공채시즌과 겹치면서 취업준비생들의 마음 한켠엔 불안함이 남아있다. 1년6개월째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유모씨(27·남)는 매번 명절마다 서울에 남아 취업준비에 몰두했지만 올 추석엔 고향에 내려가기로 했다.
그는 “죄송하고 불편한 마음이 있지만 오랜만에 부모님을 보고싶다”며 “명절음식과 함께 예전처럼 가족들과 화목한 추석을 보내고 싶다”고 전했다.
지난 12일 통계청의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15~29세) 실업률이 10.0%로 나타났다. IMF 외환위기 직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로 취업준비생까지 포함하면 청년층 체감 실업률은 23%까지 올라간다. 청년 4명 중 1명꼴로 ‘사실상 실업‘ 상태라는 의미다.
유씨와 달리 추석연휴 동안 취업준비에 몰두하는 청년들도 있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조모씨(27·남)는 “길게 쉬면 공부하는 패턴이 흔들려 스스로가 나태해질까봐 취업하기 전까지는 명절에 고향에 가지 않을 생각”이라며 “가족, 친척들이 취업 관련해서 언급하지는 않지만 괜히 내가 불편하다”고 밝혔다.
조씨처럼 명절 때 고향에 가지 않는 취업준비생이 절반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알바몬이 추석을 앞두고 취업준비생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52.5%가 ‘올 추석 친지 모임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불참 이유에 대해서 ‘친지들과의 만남이 불편하고 부담스러워’, ‘현재 나의 상황이 자랑스럽지 못해서’ 등을 꼽았다.
올해 졸업하고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황모씨(26·남)는 “아직 직장인이 아니라 친척들이 명절에 용돈을 주신다. 예전에는 용돈 받는 게 좋았는데 지금은 받기 부끄럽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취업준비생은 “경제적·시간적으로 부담돼 (고향에) 못 가는 것도 있지만 친척들의 인사에도 괜한 눈치가 보인다. 죄 지은 것도 아닌데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취업준비생들에게 지나친 관심은 독이 될 수 있다. 한 설문조사에서 취준생들이 추석 때 가장 듣기 싫은 말로 “언제 취업할 거니?”를 꼽았다. 무심코 내뱉은 말도 듣는 이의 상황에 따라 관심 또는 '오지랖'으로 다가온다. 그렇다면 취업준비생들에겐 어떤 말을 해줘야 할까.
잡코리아가 추석을 맞아 취업준비생들을 대상으로 ‘취준생에게 힘이 되는 말’을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10명중 6명에 달하는 62.0%(복수응답)가 ‘잘하고 있어’를 꼽았다. 이어 ‘수고했다’, ‘힘내’ 등이 힘이 된다고 답했다. 이번 추석만큼은 주변의 취준생들에게 걱정보다는 간단한 안부를 전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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