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퓨전데이타가 ‘경유매출’ 때문에 낭패를 겪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유매출이란 실물의 이동 없이 서류상으로만 이뤄지는 거래로 매출을 늘리는 용도로 사용된다.
◆실체 없는 거래로 이윤만 챙겨

퓨전데이타는 클라우드 기반 기술 전문 개발 기업으로 2016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다나와컴퓨터로부터 19억원 규모 물품대금 관련 사안으로 피소당했다가 지난 4월 1심에서 패소했다. 이 회사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기준 103억원으로 소송가액은 자기자본 대비 18.99%에 달했다. 다만 퓨전데이타는 2심 재판에서 1심을 뒤집고 승소해 대손처리했던 19억원과 소송비용 등을 잡이익으로 환입할 예정이다.


이 재판 과정에서 퓨전데이타가 다나와컴퓨터와 맺었던 계약이 ‘경유 계약’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회사는 해당 재판에서 “IT업계에서는 재화나 용역의 실공급자와 실수요자 사이에 직접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그 사이에 실물인도에는 관여하지 않은 채 대금지급에만 관여하는 당사자를 끼워 넣어 계약하는 이른바 '유통매출'이라는 거래형태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거래는 “매출실적을 올리거나 이윤을 얻기 위한 목적”이라고 했다.

실제 이 회사의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해당 거래가 이뤄진 2016년 매출액은 282억원으로 전년 187억원 대비 150% 수준으로 급증했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9억원에서 42억원으로 15% 감소했다. 아울러 이 회사의 매출액은 지난해 246억원, 올 반기 171억원 등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다나와컴퓨터가 퓨전데이타에 대금을 19억원의 대금을 지급한 날짜는 2016년 6월로 상장 직전이다. 상장 당시 주관을 맡았던 한국투자증권은 이 회사의 2016년 3분기 실적을 포함해 공모가 밴드를 산정했다. 

퓨전데이타는 이 경유 매출로 인해 고역을 치러야 했다. 다나와컴퓨터와의 1심 재판에서 패소하고 2심에서 판결이 뒤집어질 때까지 공탁금 20억원과 이자비용에 10억원의 가압류까지 당해 유동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을 겪었다.

퓨전데이타가 해당 계약으로 얻는 중간 마진이 2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익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양측 모두 상고하지 않은 상태다. 2심 재판의 상고는 오는 18일까지 가능하다.

퓨전데이타 관계자는 “이 유통 매출은 순액으로 계산해 매출액에 반영하기 때문에 매출 부풀리기는 아니다”며 “당시 매출액이 늘어난 반면 수익성이 부진한 이유는 신사업으로 인해 초기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불로소득의 정체는 '국민혈세'

‘경유 매출’의 문제는 서류 몇장으로 끝나는 불로소득이란 점이다. 게다가 이 불로소득은 대부분 정부부처에서 발주한 국민 혈세다.

퓨전데이타가 참여한 거래도 발주처는 A기관이다. A기관이 웅진에게 발주한 거래에 퓨전데이타와 다나와컴퓨터 등이 서류상으로만 참가한 것이다. 이후 퓨전데이타는 B업체에 17억5000만원에 물건을 사와 19억7100만원에 웅진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웅진은 퓨전데이타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다나와컴퓨터로부터 물건을 인수받았다는 확인서도 같이 써주기도 했다.

이에 따라 퓨전데이타는 실제 물건의 인도나 용역의 제공 없이 계약체결만으로 2억2100만원 상당의 매출이윤 및 실적을 만들었다.

서울 고등법원 재판부는 “이 매출이윤과 실적을 보유하는 것이 문제될 수 있다”면서도 “이 사건 계약 구조에 관여함으로 받을 수 있는 행정상의 제재를 비롯해 계약 관계 확정 및 법률 효과를 둘러싼 분쟁 발생의 위험 등을 고려해볼 때 이익을 그대로 보유하도록 하는 것이 불공정하거나 사회상규 또는 신의칙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퓨전데이타는 경유 매출에 참여한 것에 대해 “영업사원 끼리 상부상조한 것”이라며 “경유 매출은 전체 매출 대비 5% 이내다. 순액으로 계산해서 반영하기 때문에 비중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