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압송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DB
웹하드 카르텔의 실체가 수면위로 부상했다.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웹하드·필터링·디지털 장의업체 등 카르텔 의심업체 지분을 전부 보유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조직적인 불법콘텐츠 유통 전모가 밝혀졌다.
18일 법조계와 IT업계 등에 따르면 양 전 회장은 위디스크와 파일노리 등 웹하드 업체를 운영하면서 헤비업로더의 불법콘텐츠 유통을 눈 감아주는 한편 필터링 업체와 디지털 장의업체를 통해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를 포함한 일반인 불법촬영 영상을 업로드하면서 삭제사이트를 운영하고 필터링 업체로 법적의무를 피하는 형태다.

웹하드의 경우 업로더가 올린 콘텐츠를 사용자가 내려 받는 대신 일정포인트나 금전을 주면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업로더는 영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 저작권이 있는 영상을 올려 수익을 얻지만 음란물 등 성인동영상의 경우 별도 저작권이 없기 때문에 웹하드 업체가 고스란히 이익을 얻는다.


이지원인터넷서비스와 선한아이디 지분 100%를 소유한 양 전 회장은 위디스크와 파일노리 등 웹하드 업체를 운영하면서 이런 구조를 악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터링업체 뮤레카와 해당 기업에서 운영하는 디지털장의업체 ‘나를 찾아줘’를 이용해 불법 촬영된 동영상을 지워준다는 핑계로 수익금을 챙겼다는 정황이다.

소유주가 불분명했던 뮤레카의 경우 한국인터넷기술원 법무이사로 재직중인 A씨의 폭로로 실체가 밝혀졌다. A씨는 뉴스타파, 셜록, 프레시안 등 3개사가 주최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뮤레카는 양 전 회장의 소유”라며 “업무일지 같은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밝혔다.

양 전 회장은 수익금을 분배하는 등 헤비업로더도 꾸준히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위디스크와 파일노리가 다운로드 시 발생하는 10Mbyte당 1원의 수익을 나눠가졌고 업로더에게 캐시아이템을 보상으로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캐시아이템의 경우 수익화를 할 수 있도록 환전서비스까지 제공했다. 현재 경찰은 웹하드 카르텔 관련 업로더 115명을 입건하고 55명에 대한 조사를 마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양 전 회장 외에도 웹하드 카르텔로 기형적 수익창출을 거두는 업체들이 넘쳐난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리벤지 포르노 등 불법촬영에 대한 피해자들이 두번 고통받는다고 덧붙였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다시함께상담센터, 녹색당 등 관련 시민단체와 정당은 “웹하드 업계 절반 이상 뮤레카와 연관돼 있을 것”이라며 “필터링 기술계약을 맺은 뮤레카가 존재해 불법적으로 수익을 거둬도 합법처럼 면책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