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어난 포항지진 당시 엿가락처럼 휜 필로티 구조 주택의 기둥. /사진=뉴스1 장수영 기자
정부가 필로티 건물의 안전확보를 위해 규제방안을 마련했지만 기존 건물은 제외된 채 신규건축에만 적용돼 반쪽짜리 규제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3일 업계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국교통부는 4일부터 필로티 건물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을 시행한다.

필로티 건물은 1층에 벽이 없이 기둥만 세우고 그 위에 건물을 얹는 건축 형식이다. 건물의 하중은 통상 1층이 가장 크게 받는데 필로티는 벽 없이 그 부담을 기둥이 모두 떠안기 때문에 상하·좌우 진동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필로티 건물은 구조적 위험성이 있지만 2002년 주택의 주차 기준이 강화되면서 유행처럼 번졌다. 건축비가 비교적 저렴하고 1층을 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2005년까지 6층 미만 건물은 내진설계 대상에서 제외돼 상당수 필로티 건물이 지진에 무방비 상태다. 지난해 11월 포항지진에선 유독 필로티 건물의 피해가 극심해 구조적 문제점이 부각된 바 있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이 같은 안전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일환으로 해석되지만 기존 건물에는 적용이 안돼 규제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문제점은 지난달 1일 국토교통분야 관행혁신위원회가 발표한 제3차 개선권고안에서도 지적됐다. 당시 관행혁신위는 “건축물 안전대책 등 대형사고와 재난에 대한 후속대책이 신규 건축물 기준으로 마련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부분적·지엽적 개선대책에 국한돼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후속대책이 기존 건물에도 소급 적용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정부 입장에선 필로티 건물의 전수 안전조치를 추진하려면 상당한 재원을 마련해야 해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