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카드수수료 개편방안 당정협의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 세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월15일까지 5차례 실무회의
2만여 카드 구조분석 마무리
이르면 이주 2차 TF회의 개최
수수료 역진성 해소 본격화
‘부가서비스 기간’은 유지할 듯
카드업계의 마케팅비용 과당경쟁 관행 개선작업이 이르면 이번주 말부터 본격화된다. ‘마케팅비용 논쟁’의 핵심 쟁점인 부가서비스 의무유지 기간은 현행인 3년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당국은 3년이 지난 상품에 대해 부가서비스 축소 승인을 내주고 축소한 만큼 카드대출 금리를 낮추는 방향으로 감독을 유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특히 ‘카드수수료 역진성’ 해소를 위해 초대형가맹점을 대상으로 현행 2.3%인 수수료 상한을 올려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부가서비스 의무유지기간 3년 유지할 듯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카드업계는 이르면 이번주 말 ‘카드산업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수수료TF) 2차 회의를 가진다. 그간 진행된 실무회의에서 논의된 사항을 토대로 카드수수료 종합개편 후속조치의 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6일 킥오프된 수수료TF는 이달 초와 다음달 초 2차 및 3차 회의를 개최하고 이달 말 마케팅비 과당경쟁 개선안을, 다음달 말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안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카드업계가 2만여개에 달하는 신용카드 상품구조분석을 최근에서야 마무리지어 과당경쟁 개선안도 다음달 말에야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마케팅비 과당경쟁 개선안은 마케팅카드상품 설계비용 중 얼마만큼의 마케팅비용을 덜어낼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카드업계가 카드 상품구조분석에 나선 건 이 때문이다.
이와 별개로 당국과 카드업계는 지난해 12월20일부터 1월15일까지 5차례 실무회의를 진행했다.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카드수수료 정책 실무자와 8개 전업 카드사의 가맹점 및 마케팅 관련 부서의 부서장이 참석했다.
당국은 카드상품에 기본 탑재된 부가서비스 비용이 카드업계 마케팅비용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이를 줄이면 업계의 과당경쟁 관행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번에 줄이면 소비자 권익을 해칠 수 있어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부가서비스 논쟁’의 핵심 쟁점인 의무유지 기간은 현행 3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카드사는 새로 출시한 상품에 탑재된 부가서비스를 의무유지 기간만큼 유지해야 한다. 그간 카드업계는 역마진에 따른 손실을 줄일 수 있도록 이 기간을 1년으로 단축시켜달라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카드상품 유효기간이 기본 5년인데 현행 3년인 서비스 의무유지 기간을 1년으로 급격히 줄이면 소비자 혼란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3년이 지난 상품의 부가서비스 축소 승인을 내주는 쪽으로 계획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2016년 1월, 3년 이상 약관을 유지한 상품 가운데 카드사 경영에 부담을 주는 경우 약관을 변경해 서비스 축소가 가능하도록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을 개정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소비자권익 보호 차원에서 변경 승인을 내린 적은 한차례도 없다.
금융당국은 부가서비스를 축소하는 만큼 카드대출 금리를 낮추도록 감독할 계획이다. 외부에 공시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분석하는 데만 쓰이는 관리회계에 따르면 카드사 순이익의 80% 이상이 카드대출 서비스에서 나온다. 따라서 카드대출을 낮추도록 감독하면 고금리관행과 신용카드고객의 서비스 편중현상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게 된다.
카드사가 대출고객으로부터 받은 이익을 결제고객에게 혜택으로 제공해 신용카드고객 간 서비스 제공 양극화가 심했다는 것이다. 당국으로선 카드업계의 요구(부가서비스 축소 승인)를 들어주면서 카드이용자의 권익(대출 고금리 관행 개선)도 챙길 수 있다.
◆카드수수료 상한 ‘캡’ 풀리나
카드수수료 역진성 해소를 위해 수수료 상한제를 뜯어고치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당국은 지난해 말 카드수수료 종합개편안을 통해 연매출 30억~500억원 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2.18%)이 500억원 초과 구간(1.94%)보다 높은 건 부당하다며 30억~500억원 구간의 수수료율을 1.95%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카드수수료 적격비용(원가) 가운데 마케팅비가 반영되는 비율의 상한(마케팅비 반영률 상한)을 연매출 규모 30억~100억원 가맹점에 0.4%, 100억~500억원 구간 0.55%, 500억원 초과 구간 0.8%(30억원 이하는 우대구간) 등으로 차등화해 적용키로 했다.
그간 마케팅비 반영률 상한은 연매출 5억~10억원 구간(5억원 이하는 우대구간)에 0.2%, 10억원 초과 구간엔 0.55%가 적용됐다.
반영률 상한 개편에 따라 연매출이 500억원을 넘는 초대형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은 현 1.94%에서 최대 2.19%로 올라간다.
그러나 중소형사의 경우 500억원 초과 가맹점에 이미 2% 초반대의 수수료율을 부과하고 있어 500억원 또는 1000억원 초과 구간에 한해 현행 최고 2.3%가 적용되는 수수료율 상한을 없애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500억원 초과 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을 카드사별로 보면 1.8%대에서 최고 2.13%로 형성돼 있는데 중소형 카드사일수록 수수료율이 높다.
많게는 2200만명 회원을 거느린 대형 카드사는 카드대출 부문 등에서 마케팅비용 보전이 상대적으로 쉽고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박리다매’가 가능해 초대형가맹점을 대상으로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한다. 반면 중소형사의 경우 수수료수익을 챙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 대형사보다 높은 수수료율을 책정하고 있다.
즉 막대한 마케팅비용을 쏟아내면서도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해온 대형사는 마케팅비 반영률 상한이 올라감에 따라 수수료 원가에 마케팅비가 더 많이 반영될 여지가 있어 카드 수수료율도 더 높일 수 있지만 이미 높은 수수료율을 부과 중인 중소형사는 추가로 올릴 여지가 부족한 것이다.
예컨대 500억원 초과 구간에 평균 2.13%를 적용하는 A카드사는 마케팅비 반영률 상한 인상분 0.25%포인트(0.55→0.8%)의 혜택을 볼 수 없다. 혜택을 보려면 2.38%의 평균 수수료율을 적용해야 하는데 현행 수수료율 상한이 2.3%여서다.
지난 수수료TF 첫 실무회의에서 정한 마케팅비 반영률 상한(연매출 500억원 초과 시 0.8%)을 토대로 각 카드사가 자체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 대형 카드사는 연간 2000억~3000억원가량의 수수료 추가 이익을 보지만 중소형 카드사는 추가 수익이 미미할 것으로 분석된다.
수수료율 상한이 현행으로 유지되면 후발주자에 더 불리하고 회사 규모에 따른 양극화 현상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감독규정 개정 작업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제25조의4)에 따라 카드사는 대형가맹점에 부당하게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면 안되지만 별다른 처벌 조항이 없어 카드사가 초대형가맹점에 수수료율을 낮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6호(2019년 1월22~2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