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근무하는 회사원 최모씨는 최근 넓은 새아파트를 찾아 강동 고덕지구에 정착하기로 했다.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 합류한 강동은 최근 자녀를 둔 실수요자에게 인기가 높아졌다.
서울 마지막 신도시로 불리는 깨끗한 주거환경에 새아파트 건설이 늘어나고 무엇보다 한영고와 한영외고 등의 명문학군이 인기요인이다. 하지만 서울 도심까지 교통환경은 최대약점. 지하철 5호선 끝자락 상일동역과 고덕역은 웬만한 경기도보다 먼 거리다.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 투시도. /사진=롯데건설
지난 23일 오전 용산 청파동3가에 있는 기자의 집에서 강동 상일동 삼성물산 건설부문 기자실까지 도어투도어(Door to door) 출근시간은 정확히 1시간50분이 소요됐다. 스마트폰 앱으로 검색했을 때 지하철 탑승시간은 1회 환승시간 포함 53분이었지만 실제로는 한시간 이상이 걸렸다. 상일동역에서는 빈 택시를 기다리다가 포기하고 결국 도보로 이동했다. 경기도 군포에서 광화문까지 출퇴근할 때보다 더 힘들었다.
자녀 둘을 키우는 직장맘 송모씨는 지난해 고덕 새아파트로 이사했다가 1년도 안돼 집을 팔고 다시 강남의 30년 된 아파트로 돌아왔다. 그는 "지하철 5호선으로 광화문까지 출퇴근했는데 생각보다 힘들었다"고 말했다.
상일동역 일대는 아파트 건설이 한창이다. 1980년대 건설한 고덕주공아파트 등이 재건축 중이다. 고덕 센트럴푸르지오, 고덕 아르테온, 고덕 자이 등 대기업건설사가 시공하는 대형 아파트단지 재건축현장이 바삐 움직인다. 아파트단지 주변에 유치원과 초중고교가 많아 아이를 키우기 좋다는 점이 최대 메리트다.
갑자기 10여년 전 에피소드가 기억났다. 지하철에 앉아서 졸다가 상일동역에서 내리게 돼 휑한 동네를 구경하다 보니 서울이 아닌 지방의 소도시로 여행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10년 만에 서울과 비슷한 도시의 모습으로 변모한 고덕이다.
'첨단업무단지'라는 이정표를 따라 오피스지구로 들어서자 여러 브랜드의 카페와 시중은행 지점들이 있는 빌딩이 많아졌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있는 첨단업무단지 규모는 NHN, 안랩 등이 입주한 판교에 비하면 작은 수준이다. 4만8299㎡ 면적에 세스코, 한국종합기술, 나이스컨소시엄(나이스홀딩스·나이스신용평가정보) 등이 입주했다. 이곳이 직장이라면 이주메리트가 있다는 판단이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 시공하는 4057세대 '고덕 아르테온' 시세를 보면 전용면적 84㎡ 기준 5억9000만~11억5000만원 사이 형성돼있다. 108세대는 공공임대주택이다. 2017년 분양 당시 84㎡ 분양가는 7억~8억원대였다. 일부 매물은 마이너스프리미엄이 붙었다.
강동 부동산시장의 미래가치는 얼마큼일까.
서울 대표부촌 잠실과 하남 위례신도시, 수도권 3기신도시 하남 교산지구 등의 개발로 강동은 앞으로 '서울 동쪽 끝'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할 가능성도 있다. 지하철 9호선 4단계(중앙보훈병원-고덕 강일1지구) 연장, 8호선 암사역-경춘선 별내역 연장, 서울-세종 고속도로 등의 개발도 호재다. 강동구 인구는 송파구의 3분의2 수준인 약 42만명이다.
상일동역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강남의 경우 여의도나 광화문보다는 출퇴근이 쉬워지기 때문에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이라면서 "1~2인가구가 원하는 오피스텔 공급은 부족한 반면 오피스는 공급과잉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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