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일본 가전업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발뮤다의 제품은 하나같이 아름답고 새롭다. 써본 사람들은 평생 곁에 두고 쓰고 싶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제품이 나오면 사용자 경험이 곧바로 마케팅이 돼 대히트를 친다. 3명이었던 직원은 그린팬을 출시한 지 8년 후 100명을 넘어섰고 매출은 200배 가까이 불었다.자연의 산들바람을 구현한 그린팬, 죽은 빵도 살린다는 발뮤다더토스터, 아침의 로망 발뮤다더팟, 공기뿐만 아니라 분위기까지도 바꾼다는 에어엔진까지. 발뮤다의 제품은 독일 레드닷 어워드에서 3년 연속 수상했고 iF 디자인 어워드, 굿디자인 어워드를 휩쓸었다. 그린팬 출시 후 발뮤다의 모든 제품이 디자인상을 받았다.
이 책은 파산 위기의 1인 회사였던 발뮤다가 사람들을 끊임없이 매료시키는 제품을 내놓는 혁신 기업이 되기까지 창업자 테라오 겐의 특이한 인생 역정이 담겨 있다.
그의 이야기는 “인생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로 시작한다. 열일곱살에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1년간 에스파냐와 근처 나라를 여행했으며 10년간 록 밴드 생활을 했다. 뮤지션으로의 길을 포기하고 그가 손에 든 것은 드라이버였다.
영웅이 되고 싶었고 록스타가 되겠다고 말하면서 그는 꾸준히 무언가를 만들었다. 작문, 공작, 그림, 시, 오토바이 개조, 소설…. 무언가를 만들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고 그 창조물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기를 진심으로 원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름다운 형태를 실현해내기 위해 틈나는 대로 가스가이 제작소라는 곳에서 제품 만드는 것을 배웠고 2003년에 디자인 전자제품 기업 발뮤다를 창업했다.
그를 매료시킨 것은 어린 시절의 기억이고 청년 시절 여행을 통해 느꼈던 감각이다. 저 멀리 따뜻한 섬에서 목격했던 노을빛, 어둑한 골목길에서 먹었던 눈물 젖은 빵의 고소함, 난생처음 거래처와 미팅을 끝내고 나왔는데 때마침 불어온 바람의 차가운 감촉…. 그는 어떤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온몸으로 느꼈던 감각과 냄새, 맛, 온도를 불러낸다.
발뮤다 제품이 직관적이면서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은 최소한의 부품으로 최대의 효과를 구현해내는 발뮤다의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직관적으로 보이면서 새롭게 느끼게 하는 것, 그리고 멋있는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먼저임을 염두에 둔다.
테라오 겐은 감각과 느낌 하나하나를 집약시켜 아름답고 새롭고 가치 있는 경험을 가전에 구현했다. 발뮤다의 핵심에는 예민한 감수성과 주변의 시선을 태워버릴 만큼 뜨거운 열정이 있다. 그는 말한다. 인생은 짧다고. 지금이 우리 인생의 절정이라고. 살아 있는 동안 어떻게든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당장 오늘부터 하라고.
테라오 겐 지음 | 아르테 펴냄 | 1만6000원
☞ 본 기사는 <머니S> 제581호(2019년 2월26일~3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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