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바닥을 모른채 떨어지던 국제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소식에 오름세다. 유가변동에 따라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올해 국제유가가 오히려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20일(한국시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0.50달러(0.9%) 상승한 56.0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최저점을 기록한 42.53달러(12월24일)보다 31.8% 증가한 수치다.

국제유가 변동에 따라 정유·화학업계와 항공업계가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린다. 유가 회복 추세에 맞춰 정유·화학주는 오름세를 보이는 반면 항공주는 늘어나는 유류비 부담에 긴장하고 있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표 정유·화학주인 SK이노베이션과 롯데케미칼은 각각 4000원(2.13%), 5500원(1.71%) 오른 19만2000원, 32만7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 278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미리 사둔 원유의 가치가 단기간 떨어지며 발생하는 손실)을 떠안아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1일이 열린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재고평가손실은 총 4523억원이라고 밝혔다


롯데케미칼도 유가 급락으로 대규모 재고평가 손실이 발생하면서 전 사업 부문에서 수익이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0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국제유가 상승은 항공주에게는 전형적인 악재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연간 유류 소모량은 약 3300만배럴에 달한다. 유가가 배럴당 1달러만 상승해도 약 3300만달러의 비용이 발생한다. 아시아나항공도 연간 1700만배럴 수준의 연료유를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고유가 탓에 수익성은 크게 타격을 입었다. 대한항공의 매출은 12조6512억원으로 전년보다 7.2% 늘었고 아시아나항공도 전년보다 8% 증가한 6조251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각각 6924억원, 1289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27.6%, 35.3% 줄었다.

◆국제유가, 올해 더 떨어질 수도
/사진=뉴시스

다만 OPEC 감산 등 국제유가 상승요인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원유생산 가속화로 인해 상승폭이 제한적이거나 오히려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심혜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내 셰일오일 생산지를 중심으로 송유관 용량 부족 문제가 올 하반기부터 해소되면서 (원유)증산속도는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평균 유가(WTI)는 배럴당 59달러로 전년평균인 배럴당 65달러 대비 10%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심 애널리스트는 이어 "올해의 경우 국제유가가 전반적으로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송유관 용량 등) 인프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미국이 2020년 말부터는 석유 순수출국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