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식 넷마블 대표이사. /사진제공=넷마블


넷마블은 국내 대표적인 게임기업으로 손꼽힌다. 2013년 ‘몬스터길들이기’를 시작으로 ‘세븐나이츠’와 ‘레이븐’을 통해 국내 모바일게임시장에서 역할수행게임(RPG)의 개념을 도입해 ‘리니지2 레볼루션’과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주요 게임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단기간에 급격한 성장을 이루기까지는 넷마블을 창업하고 CJ게임즈에서 넷마블게임즈로 탈바꿈시킨 방준혁 의장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묵묵히 게임사업을 이끈 권영식 대표의 공도 큰 몫으로 작용했다.

권 대표는 2000년 CJ인터넷 퍼블리싱 사업본부장을 역임하며 게임과 연을 맺은 후 ▲CJ게임즈 ▲넷마블네오 ▲넷마블게임즈 ▲넷마블 등 기업의 수장역할을 담당했다. 권 대표는 넷마블이 2년 연속 연매출 2조원 돌파, 글로벌 5위 퍼블리셔라는 금자탑을 쌓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입지전적 인물이다.


◆업계 일하는 문화개선 앞장

넷마블은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접어드는 르네상스시기에 발 빠르게 대처하며 시장을 장악했다. 매년 다양한 모바일게임을 출시하며 장단기 흥행성과를 거뒀지만 야근이 지적되기도 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정해진 기한을 맞추기 위한 밤샘 야근이 관행처럼 여겨져 왔다. 2013년부터 계속된 관행에 인력을 갈아서 만든다는 뜻의 ‘크런치모드’가 유행어처럼 번졌다. 넷마블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게임 출시 2주 전부터는 고강도의 야근으로 완성도를 높일 수밖에 없었다고 퇴직 개발자들은 설명했다.


결국 권 대표는 2017년 2월 직접 칼을 빼들었다. 넷마블게임즈의 ‘일하는 문화 개선책’을 발표하며 ‘구로의 등대’를 직접 끄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야근 및 주말근무 금지 ▲탄력근무제 도입 ▲퇴근 후 메신저 업무지시 금지 ▲종합병원 건강검진 확대시행 등을 골자로 한 개선안을 2017년 2월13일부터 시행하며 근로문화 개선에 앞장섰다.

같은 해 8월 고용노동부가 “2016년 2월부터 2017년 1월까지 넷마블게임즈 계열사 12개사 근로자 63%가 법정 연장근로 한도를 초과해 총 44억원이 미지급됐다”고 발표하자 한달 만에 임금을 모두 지급하며 다시 한번 쇄신을 도모했다.

권 대표 체제의 넷마블은 임직원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적용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월 기본 근로시간 내에서 일이 몰리는 ‘코어타임’(10~16시, 점심시간 1시간 포함)을 제외하고 나머지 업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제도다. 직원이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 업무를 마치면 오후 4시에도 퇴근이 가능한 정책이다.

지난해 7월 고용노동부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300인 이상 사업장에 주 52시간 근로제가 적용됐지만 넷마블은 권 대표 주도 아래 4개월 전부터 관련 제도를 시행하는 등 근로문화 개선에 앞장섰다.

권 대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 3분기 내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겠다고 공표했다. 포괄임금제는 연장·야간근로 등 시간외근로 등에 대한 수당을 급여에 포함시켜 일괄지급하는 임금제로 초과근무를 해도 수당이 나오지 않아 ‘공짜 야근’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아픈 과거를 반성하고 성찰함으로써 넷마블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2분기 집중공략, 승부수 던졌다
일하는 문화 개선과 함께 게임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해 11월14일 박성훈 각자대표가 사임하면서 권 대표 단독체제로 개편에 나섰다. 권 대표는 개발스튜디오 등 개발진과 협의를 통해 지난해 출시를 목표로 제작하던 게임을 차례로 정비하기 시작했다. 전반적인 출시일정을 점검하며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이를 통해 올 2분기 ▲BTS월드 ▲세븐나이츠2 ▲킹 오브 파이터즈(KOF) 올스타 ▲A3 : 스틸 얼라이브 ▲일곱개의 대죄 : 그랜드 크로스 ▲요괴워치 메달워즈 등 주력 타이틀을 전면에 내세울 방침이다.

올 1분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했던 'BTS월드'의 경우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인지도와 신곡 활동시기를 고려해 일정을 늦추는 대신 글로벌지역으로 확대 론칭할 예정이다. 동명의 애니메이션 지식재산권(IP) 기반의 모바일게임 '일곱개의 대죄 : 그랜드크로스'는 한국과 일본에서 사전등록을 진행했고 'KOF 올스타'도 2분기 출시를 위해 막바지 담금질에 돌입했다.

권 대표는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를 통해 올해 출시할 게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넷마블의 전성기를 이끌며 게임사업을 진두지휘한 그만의 노하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일곱개의 대죄는 개발이 거의 마무리된 상황인데 오랜 기간 많은 인력을 투입해 진행한 대작이다 보니 출시 전 규모에 맞게 대대적 마케팅을 진행할 것”이라며 “A3의 경우 배틀로얄이 차별화 요인이며 세븐나이츠2는 전작 IP와 수집형카드게임(CCG)이 핵심 포인트다. 두 게임 모두 2분기 출시 일정은 변경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을 배출하지 못하며 부침을 겪었던 넷마블. 근로문화 개선과 대형 신작출시를 통한 명가재건은 이제 권 대표의 손에 달렸다.

☞프로필
▲1968년 출생 ▲CJ인터넷 퍼블리싱 사업본부 본부장 ▲CJ인터넷 상무 ▲지아이게임즈 대표 ▲CJ E&M 퍼블리싱사업본부 본부장 ▲CJ E&M 사업관리실 실장 ▲CJ게임즈 대표 ▲넷마블게임즈 대표 ▲넷마블네오 대표 ▲넷마블 대표 

☞ 본 기사는 <머니S> 제585호(2019년 3월26일~4월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