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의장/사진=뉴시스
계열사 5곳의 공시를 누락한 혐의를 받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정식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따라 자본확충을 위한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제도 한시름 덜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안재천 판사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의장에게 “계열사 공시를 누락하려는 고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김 의장은 지난 2016년 당국에 계열사 신고를 누락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당시 카카오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돼 모든 계열사에 대한 공시 의무가 있었으나 엔플루토·플러스투퍼센트·골프와친구·모두다·디엠티씨 등 5곳의 공시를 누락했다.

법원은 지난해 12월 김 의장에게 벌금 1억원의 약식명령을 결정했으나 김 의장 측이 불복해 정식재판이 진행됐다. 재판부는 김 의장에게 공시를 누락하려는 고의는 부족해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날 재판부는 "적어도 피고인은 공정위에 허위자료가 제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데 인식했다고 보인다"며 "다만 미필적이나마 고의를 인정할 만큼 허위자료 제출을 용인할 의사는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번 무죄 판결로 김 의장의 혐의가 해소되면서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최대 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터넷은행의 대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공정거래법‧조세범처벌법‧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현재 법제처는 은행 대주주 자격을 심사할 때 '개인 최대주주'도 심사 대상인지에 대한 법률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개인 최대주주가 심사 대상인지 여부에 대해 금융회사 지배구조법과 인터넷은행 특례법의 규정이 달라 해석에 혼선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법제처가 '개인 최대주주는 심사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면 카카오의 대주주 자격을 인정하고 '개인 최대주주까지 심사해야 한다'고 판단하면 소송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카카오의 대주주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금융위 측은 "검찰 측에서 항고 방침을 밝힌 만큼 1심 판결로 대주주 승인을 내줄 수는 없다"며 "일단 법제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는 게 금융위 입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