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내용과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명세를 얻은 요리연구가 K씨가 수백억원대의 허위세금계산 발급 및 횡령 등으로 재판을 받던 중 해외로 출국한 사실이 전해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K씨는 1·2심에서 모두 유죄가 선고됐지만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은 채 홀연히 해외로 떠날 수 있었습니다. 수십억원대 벌금도 내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요.
집행유예 상태인 K씨는 어떻게 해외로 도피할 수 있었을까요? 네이버 법률이 범죄인 출국 규정을 되짚어봤습니다.

◆1·2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상고 이틀만에 출국


K씨는 지난 2009~2015년 한 식품개발회사의 부사장으로 재직하던 중 차명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270여 억원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 매입·매출을 허위로 부풀린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K씨는 또 이같은 허위 거래기록을 근거해 사업자금 명목으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이를 모친의 유상증자 납입금 등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았습니다.

1심에서는 K씨 혐의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60억원을 선고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2심에서도 동일한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1·2심 모두 김씨의 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건데요.


K씨는 이에 불복,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합니다. 법원의 최종 판단을 물은 거죠. K씨는 하지만 상고장 제출 이틀 뒤 출장을 이유로 중국으로 출국해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당시 딸과 지인들에게는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 도피 의심을 사고 있는데요.

K씨가 출석하지 않은 채 열린 상고심에서 대법원은 1·2심과 동일한 판단을 내렸습니다. 유죄가 확정된 건데요. 그러나 K씨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합니다. 당연히 벌금 60억원을 받아내는 것도 막막한 상황입니다.

◆집행유예만으로는 출국금지 불가능

K씨의 경우 2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에 5년을 선고 받은 상태에서 해외로 출국했는데요.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피고인이 마음대로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걸까요?

집행유예란 유죄의 형을 선고하면서 정상을 참작해 일정기간 그 형에 대한 집행을 미루는 것을 말합니다. 3년 이하의 징역·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할 때 그 형을 유예할 수 있는데요. 유예기간 동안 금고 이상의 죄를 짓지 않으면 형의 선고의 효력을 없애주는데요. 아쉽게도 집행유예는 출입국관리법에 명시한 출국금지명령의 사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출입국관리법에 의거해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사람', '1000만원 이상의 벌금을 내지 않는 사람'에 대해 법무부장관은 도피 등 사유를 살펴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출국금지 처분을 내릴 수는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출국을 제한할 수 있는 건데요.

재판 중인 피고인이 외국으로 도피해 재판절차 및 국가형벌권 실행을 피하는 걸 막자는 취지입니다. 범죄사실, 가족관계, 국외 도피 가능성 등 실질적인 요건들을 고려해 특정인에 대해 출국 제한 조치를 내릴 수 있는 거죠.

출국 당시 K씨는 형사재판 상고심이 진행 중이었고 벌금도 60억원에 달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출입국 제한 처분이 내려지진 않았습니다.

출입국 제한은 법무부장관의 재량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아울러 출입국 제한 판단에는 피고인의 개인적인 사정이 반영될 수도 있습니다. 제삼자가 출입국 제한 구체적인 배경을 알기는 힘든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K씨에게 출국 허가가 떨어진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벌금 60억원이 부과된 피고인이 별다른 제한없이 해외로 출국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상식과는 동떨어진 처사라는 거죠. 범죄인 출입국관리 규정에 허점은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출입국관리법

제4조(출국의 금지)

① 법무부장관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국민에 대하여는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출국을 금지할 수 있다.

1. 형사재판에 계속(係屬) 중인 사람
3.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상의 벌금이나 추징금을 내지 아니한 사람(벌금: 1000만원)

제6조의5(출국금지 등의 심사·결정 시 고려사항)

① 법무부장관은 법 제4조에 따른 출국금지나 법 제4조의2에 따른 출국금지기간 연장 여부를 결정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고려하여야 한다.

1. 제6조에 따른 출국금지의 기본원칙
2. 출국금지 대상자의 범죄사실
3. 출국금지 대상자의 연령 및 가족관계
4. 출국금지 대상자의 해외도피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