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내용과 무관. /사진=이미지투데이
'미래회'를 아시나요?
기업 회장의 아내나 며느리 등이 몸담은 이른바 재벌가 사모님 모임인데요. 20여 년 전 재계 여성들의 성경 공부 모임에서 출발해 지금은 북한 아동 결핵 퇴치, 탈북 청소년 지원, 다문화 아동 학교 운영 등 다양한 분야의 자선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래회 이사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맡고 있는데요. 최근 이 단체 회원들이 악플사건에 연루돼 네티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온라인 카페 만들어 '최태원 악플' 선동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12월 언론을 통해 동거인 A씨와의 관계를 털어놨습니다. A씨와의 사이에 이미 딸을 낳았고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않았다며 이혼을 하겠다고도 고백했습니다.
관련기사에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습니다. 누군가는 세기의 로맨스라며 회장님의 용기 있는 고백을 칭송했고 다른 누군가는 불륜을 사랑으로 치장하려는 궁색한 행동이라며 격한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그리고 그중에 미래회 회원 B씨도 있었습니다.
B씨는 한때 미래회 회장을 맡았을 정도로 미래회의 중요 인물이었습니다. 함께 언론 인터뷰에 나설 정도로 노 관장과도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난해 8월 최태원 SK 회장이 악플 피해를 증언하기 위해 법정 증인신문을 마친 뒤 돌아가는 모습. 최 회장은 증인신문 후 기자들고 만나 "허위 댓글로 사실을 과장해 인터넷에 유포하는 행위는 사람을 아프게 만드는 일"이라고 호소했다. 이날 증인신문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사진=뉴스1
B씨는 또 '조강지처 뿔났다'는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악플 활동을 선동하기도 했습니다. B씨에게 선동된 악플러 7명은 댓글 창에 최 회장이 A씨를 전용기를 태워 쇼핑을 보냈다는 등 근거 없는 소문을 유포했습니다.
B씨의 배우자도 "최 회장이 특별사면을 받기 전 A씨가 비벌리힐스에서 5만달러 어치 쇼핑을 했다"는 등 허위사실 유포에 동참했습니다. 결국 B씨를 포함한 악플러들은 모두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받았습니다.
◆이례적 악플 사건… 1억7000만원 배상
사건은 민사재판으로 이어졌습니다. A씨는 B씨 등 악플러들에게 총 2억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A씨는 B씨를 '악플 교사범'으로 지목하고 엄중히 책임을 물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B씨 등은 책임을 부인했습니다. 대기업 총수로서 최 회장의 도덕성을 지적하려던 것뿐이었고 TV와 뉴스기사에 이미 나온 내용이라 진짜인 줄 알고 댓글을 달았다는 겁니다.
. /사진=이미지투데이
법원은 "댓글 내용 자체만으로도 A씨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비방할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들이 알아야 할 공공성과 사회성을 갖춘 공적 관심 사안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B씨가 악플 교사범이라는 A씨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B씨가 특정인을 찍어 어떤 댓글을 쓰라고 지시한 적이 없고, B씨의 선동과 상관 없이 자기 판단으로 악플을 달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B씨를 교사범으로 단정지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B씨가 악플활동을 선동한 것은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A씨에게만 1억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는데요. 전체 손해배상금의 절반이 넘는 금액을 혼자 부담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겁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