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투수 양현종이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1차전 미국과의 경기에서 6회초 이영하와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뉴스1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투수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위기의 순간 '에이스'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양현종은 11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1차전 미국과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출전했다.

여러가지로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메이저리그 소속 선수들이 대부분 제외됐지만 미국은 조별라운드에서 네덜란드, 멕시코, 도미니카 공화국을 상대로 총 21점을 뽑아내는 강력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슈퍼라운드 향방을 좌우할 첫경기 등판이라는 점도 무게를 더했다.


걱정은 기우였다. 양현종은 이날 경기에서 5⅔이닝 10피안타(1피홈런) 2볼넷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6일 서울 고척돔구장에 열린 조별라운드 1차전 호주와의 경기에서 선보인 무결점 투구(6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0탈삼진 무실점)까지는 아니었으나 미국의 강타선을 상대로 좋은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이날 경기에서 양현종은 삼자범퇴를 기록한 3회를 제외하면 매 이닝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그때마다 대담함을 앞세워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

양현종은 1회초 알렉 봄과 앤드류 본에게 연이어 안타를 맞으며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자칫 선취점을 주고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양현종은 이어진 타석에서 제이크 크론워스와 브렌트 루커를 연달아 삼진 처리하며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실점 위기를 넘긴 한국은 1회말 터진 김재환(두산 베어스)의 선제 3점 홈런으로 리드를 쥐었다.


양현종은 2회와 4회, 5회에도 모두 주자를 득점권에 내보냈으나 상대 타자들이 홈을 밟는 걸 막았다. 특히 4회에는 1사 이후 드류 워터스에게 볼넷, 에릭 크라츠에게 안타를 맞아 1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으나 이어진 타석에서 코너 채텀에게 2루수 앞 땅볼을 유도, 병살타를 끌어내 순식간에 이닝을 끝냈다.

양현종은 6회초 선두타자 루커에게 솔로 홈런을 맞은 뒤 연이어 2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그러나 채텀과 조 아델에게 연달아 안타를 맞아 2사 2, 3루 위기를 맞으면서 이영하(두산 베어스)와 교체됐다.

양현종은 이번 시즌 KBO리그 투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1위(7.35), 평균자책점 1위(2.29),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2위(1.07)에 빛나는 명실상부한 리그 에이스다. 그는 위기의 순간 연이어 상대 예봉을 끊으며 추격 의지를 상실시켰고 끝내 팀의 5-1 승리에 기여했다. 양현종의 이날 투구는 에이스의 가치가 어떤 것인지 단적으로 보여준 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