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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본시장에서 위험자산,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혼재돼 뚜렷한 방향성이 사라졌다. 펀드시장도 마찬가지다. 냉탕과 온탕을 수없이 오가는 미·중 무역협상, 갈수록 격화되는 홍콩사태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형펀드에 영향을 줬고 안전자산인 채권형펀드에는 이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충분히 반영됐다.
◆변동성에 격차커진 주식형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국내주식형펀드(26일, 965개)는 올 들어 3.02%의 평균 누적수익률을 기록했다. 수익률을 추구하는 펀드라는 점을 감안할 때 비교적 저조한 수준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와 가장 낮은 펀드의 격차가 60%포인트 정도”라며 “연초 이후 국내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주식형펀드 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보인 상품은 상장지수펀드(ETF)인 ‘삼성KODEX한국대만IT프리미어ETF’로 수익률이 33.29%였다. 이 ETF는 한국거래소가 발표하는 ‘한국대만IT프리미어지수’를 추종한다. 한국대만IT프리미어지수는 한국거래소나 대만증권거래소(TWSE)에 상장된 IT업종을 기초로 S&P Dow Jones Indices LLC에서 산출·관리한다. 주요종목은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혼하이 ▲미디어텍 등이 있다.

국내 IT업종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업황이 점차 회복되며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들 기업에 대해 향후 업황 회복에 의한 실적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공급축소전략을 지속할 것”이라며 “D램 주문 증가와 낸드(NAND)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탄력성 확대로 인해 오는 4분기부터 전 기종 가격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만 IT업황도 느리지만 회복의 온기가 확산되고 있다. 대만 IT 100개 주요기업들의 10월 합산매출은 1조6100억대만달러(약 61조2000억원)로 지난 9월보다 0.2% 증가했다. TSMC는 1060억대만달러로 역대 최고 월매출과 비슷한 수준을 달성했으며 혼하이는 5959억대만달러로 전월대비 1.4% 증가했다.


반면 가장 낮은 수익률을 보인 상품은 ‘미래에셋TIGER코스닥150바이오테크ETF’로 같은 기간 33.68%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 ETF는 한국거래소가 발표하는 ‘코스닥150생명기술지수’를 추적대상지수로 삼는다. 구성종목은 ▲셀트리온헬스케어 ▲헬릭스미스 ▲메디톡스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신라젠 등이다.

상반기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와 관련된 코오롱생명과학사태를 비롯해 제약바이오업종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고 코스닥150생명기술지수에 포함된 일부 종목들이 임상 관련 악재에 휩싸이며 주가가 널뛰었다. 코스닥150생명기술지수는 연초대비 32.53% 급락했고 미래에셋TIGER코스닥150바이오테크ETF의 수익률 역시 비슷하게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의 전망이 어둡지는 않다. 내년 일부 제약사를 중심으로 신약, 바이오시밀러 등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예상되는 등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상반기 악재로 인해 조정을 받았지만 최근 긍정적인 임상결과 소식이 들려오는 등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형, 단기간 투심악화
국내채권형펀드(267개)는 연초 이후 2.11%의 수익률로 주식형과 불과 0.91%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수탁고에도 올 들어 8조6326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기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신한BNPP달러화단기인컴펀드’는 7.72%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상위를 차지했다. 초단기채권 유형의 이 펀드는 올초부터 이어진 달러강세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펀드의 운용전략은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을 환헤지하고 원화자금을 원화머니마켓펀드(MMF)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원/달러 환율은 연초대비 5%이상 급등하며 1170~1180원대에 근접해 있다. 변동장에서의 MMF 투자방식도 유효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초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며 인컴펀드에 대한 수요가 늘었는데 그중에서도 채권형이 많았다”며 “변동장에서 대기성 자금인 MMF로 자금이 몰리는데 신한BNPP달러화단기인컴펀드는 인컴·채권·MMF 모든 요건을 갖춘 펀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채권형펀드에 대한 단기 투자심리는 크게 악화된 모습이다. 채권형펀드는 최근 3개월간 2조8089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으며 누적 수익률은 –0.35%를 기록했기 때문에 8월부터 진입한 신규 투자자들은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 채권형펀드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나빠진 이유는 최근 시중금리가 급등해서다. 투자자금이 올초부터 몰렸던 이유는 대내 성장부진 우려와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작용했기 때문인데 연방준비제도가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금리의 추가 하락 기대감을 소멸시켰다.

이 기간 키움자산운용의 ‘키움KOSEF10년국고채레버리지ETF’은 –7.18%로 가장 손실이 컸다. 이 ETF는 KIS 10년 국고채 지수를 2배로 추종하기 때문에 손실폭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8월 말 정부가 발표한 2020년 예산안에서는 총지출이 9.3%, 적자국채 발행이 60조원 확대되면서 채권 공급부담이 늘었다. 이에 국고채 10년 금리는 최저점인 연 1.172%에서 1.7%대, 국고채 3년 금리는 최저점인 연 1.093%에서 1.4%대까지 상승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동반상승하는 국면이라며 시장 전망이 어려운 유동성 장세에서는 균형을 유지하는 투자전략을 펼치라는 의견이다. 김예은 IBK애널리스트는 “이슈에 따른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음에 유의하고 대응하며 잠시 쉬어갈 시점”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1호(2019년 12월3일~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