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에 후계 경쟁이 본격화 하고 있다. 오너 2~3세가 경영 전면에 배치되면서 자존심을 건 승부가 본격화됐기 때문. 편의점 CU를 운영 중인 BGF그룹은 홍석조 회장의 장남인 홍정국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선다. GS25 운영 사인 GS리테일은 현재 허승조 GS리테일 전 부회장의 조카인 허연수 부회장 체재 하에 있다. 이들은 내년 시작될 ‘편의점 전쟁’을 앞두고 본격적인 1위 쟁탈전을 벌일 계획이다. 승자는 누가될까. 

(왼쪽부터)허연수 부회장, 홍정국 대표
◆오너 2~3세 경영 전면 '자존심 대결' 
CU를 이끄는 홍정국 대표는 2013년 BGF그룹 입사 6년 만에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앞서 부사장 승진 당시에도 업계 최연소 부사장인 동시에 전무 직함을 단지 2년여만에 초고속 승진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홍 대표는 1982년생으로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경제학과 산업공학을 전공했다. 이후 2010년 보스턴컨설팅그룹 코리아에서 근무한 뒤 2013년 6월 BGF리테일에 경영혁신실장으로 입사해 전략기획 본부장, 경영전략부문장 등을 역임하며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전략부문장과 경영지원부문장을 겸임하며 헬로네이처 등을 통해 새 먹거리 확보에 주력했다. 동생인 홍정혁 상무는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올해 7월 자회사 BGF에코바이오를 통해 에코·바이오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BGF그룹 관계자는 “홍 대표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차별화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일조했다”며 “몽골 등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허연수 GS리테일 사장은 지난 3일 2020년도 인사에서 GS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1961년 태어난 허 부회장은 1984년 고려대 전기공학과 학사, 1986년 미 시러큐스대 컴퓨터공학 석사를 취득하고 이듬해 LG상사에 입사해 산호세 지사, 싱가폴 법인장 등을 거쳐 2003년 GS리테일 신규점 기획담당으로 전입했다.

이후 대형마트 점장, 편의점 사업부 영업부문장, 전사 상품구매 본부장에 이어 편의점 사업부 대표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경영 전반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쌓고 2016년부터 GS리테일 사장으로 일했다.

허 부회장은 현장 전문가형 최고경영자(CEO)로 꼽힌다. GS리테일에서 일하는 동안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납품되는 상품의 미세한 차이까지 알고 있을 만큼 실무자로서의 탁월한 역량을 보였으며, 지난 2016년 임직원 대상 ‘자율복장제’를 시행하는 등 조직 소통에도 앞장서고 있다.

경영자로서의 면모도 뛰어나다는 평이다. 실제 허 부회장은 부임 후 GS리테일의 매출액 및 영업이익을 3년간 최고 수준으로 키워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8조6916억원, 영업이익 1803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2017년 대비 매출 5.1%, 영업이익 8.8%가 성장한 수치다.

업계는 허 부회장의 이번 승진이 GS리테일의 기존 업계 영향력을 지속 키워가는 한편, 신성장 동력을 갖춰 한 단계 진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편의점 빅2 업체들의 2~3세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후계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내년에는 편의점 1위 타이틀을 건 자존심 경쟁이 더 숨가빠질 전망이다. 

... / 사진제공=BGF리테일
◆내년 편의점 전쟁 본격화… 승자는? 
우선 GS25가 보유하고 있는 지하철 7호선과 해군 PX 점포가 화두다. GS25가 운영 중인 지하철 7호선 내 점포 41개와 260개의 해군 PX점포가 각각 다음달과 내년 6월 만료된다. 두 점포 수를 합치면 총 300여개에 달한다. 

지난 10월 기준 편의점 업체들의 점포수를 살펴보면 CU의 전국 점포 수는 총 1만3746개, GS25는 1만3696개로 양사의 점포 수 차이는 50개에 불과하다. 

이번에 나오는 사업권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격차를 벌리거나 1위가 뒤집힐 수 있는 구조다. 300개의 점포 수가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7호선 점포와 PX점포는 사실상 수익을 내는 점포가 아니어서 GS25에서 점포수를 맞추기 위해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라며 “GS25가 점포 수를 지키기 위해 울며겨자먹기로 지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펼쳐질 가맹점주 쟁탈전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편의점 가맹점주는 통상 본사와 5년 간의 계약을 맺는데 2015년부터 2017년 사이 편의점 가맹점 계약이 급증한 것을 미뤄볼 때 계약이 종료되는 내년부터 치열한 점주 지키기와 뺏기 전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편의점 수는 1161개 늘어났고 2015년 2974개로 크게 뛰었다. 이후 2016년 3617개, 2017년엔 4213개가 생겨났다. 내년에만 계약이 만료되는 점포가 3000여개에 달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편의점 거리제한 규제가 지자체별로 강화되고 있어 사실상 신규 출점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빅2 업체들은 기존 점주를 지키고 경쟁 간판을 달고 있는 편의점주를 뺏어와야 하는 상황인데 누가 더 많이 지키고 뺏어오는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