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에 설치된 5G 기지국. /사진=뉴스1
2019년 관통한 5G 이슈기습 상용화부터 커버리지 논란까지
2019년은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를 시작한 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이통3사는 당초 4월8일 5G시대를 열 예정이었으나 미국이 4월4일 5G를 상용화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뒤 일정을 변경했다.
과기정통부와 이통3사는 5G 상용화를 급하게 앞당기고 미국보다 2시간 빠른 4월3일 밤 11시 5G 전파를 쏘아올리면서 세계최초 타이틀을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5G를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상용화 시작 직후 불거진 데이터 논란부터 불법보조금, 커버리지, 주파수 논란 등이 연이어 불거졌고 성난 소비자들은 한국소비자협의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하면서 불만을 적극적으로 표출하기 시작했다.
◆데이터 양 논란에 공짜폰 광풍까지
5G는 시작부터 논란이었다. 무제한 데이터를 내세운 이통3사의 약관에 삽입된 ‘데이터 공정사용정책’(FUP)가 문제였다. FUP는 공정한 데이터 사용을 위해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헤비유저를 제한하고 상업적 사용이나 불법 P2P 접속을 제한하는 규정이다. 지난 4월 지적된 이통3사의 5G 약관에는 이틀 연속 데이터 50기가바이트(GB)를 사용하는 가입자의 인터넷 속도를 1Mbps로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소비자들의 분노를 샀다.
당시 이통사가 내세운 데이터양은 LTE 환경에서는 적은 수준이 아니었다. 하지만 5G환경에서는 사용하는데 큰 제약을 받기 충분했다. 5G 핵심콘텐츠인 가상현실(VR)과 UHD 영상을 1시간 연속 사용하는데 필요한 데이터는 10~15GB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2시간 분량의 영상 2편을 이틀 연속으로 볼 수 없었던 셈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모든 가입자를 대상으로 50GB 수준의 데이터 사용제한을 넣은 것은 꼼수라는 목소리도 있었고 홍보나 제품 판매 과정에서 FUP를 설명하지 않은 것은 소비자 기만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예상보다 거센 반발에 이통3사는 이 조항을 폐지하면서 사태를 수습했다.
데이터 제한 조항이 잠잠해지던 5월에는 ‘공짜폰 광풍’이 시장에 몰아쳤다. 이통3사는 갤럭시S10 5G와 LG V50 씽큐에 수십만원의 공시지원금을 책정하면서 가입자 유치 경쟁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일부 유통망은 50만원이 넘는 불법보조금을 살포했고 LTE단말기보다 5G단말기가 저렴해지는 현상도 발생했다. 특히 LG전자의 V50 씽큐는 출시된 지 하루만에 공짜폰으로 시중에 유통됐고 5G 가입자는 급격하게 증가했다.
공짜폰 광풍은 2분기 이통사가 실적부진을 이유로 5G 단말에 지급되던 공시지원금을 LTE 수준으로 되돌리면서 막을 내렸다. 공시지원금 급감은 8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10부터 적용됐다. 갤럭시노트10은 사전주문 100만대를 훌쩍 넘길 만큼 주목받았으나 일부 유통망이 공시지원금 감소를 이유로 사전주문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됐다.
/사진=뉴스1
◆커버리지·속도 문제 해결 언제쯤
5G가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 속에 커버리지 문제는 꾸준히 제기됐다. 이통사는 연말까지 23만대의 기지국을 설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현재 25만대가량의 기지국을 구축하며 목표를 넘어섰지만 통신불만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 14일 발표한 ‘5G서비스 소비자 만족도’에 따르면 5G서비스에 만족한다는 의견은 30%에 불과했다. 특히 커버리지 만족도는 KT 30%, LG유플러스 29%, SK텔레콤 28%로 처참한 수준이다.
5G요금제에 가입했지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불만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강하게 제기됐다. 실제 이통3사가 제공하는 ‘5G 커버리지맵’을 살펴보면 통신 가능 지역은 수도권과 지방 거점도시, 고속도로 등을 제외하면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무한 상태다. 이통3사는 5G 기지국의 커버리지 범위가 이전 세대 통신장비보다 커버리지 범위가 짧아 어쩔 수 없다고 항변했다.
참다 못한 소비자들은 지난 12일 한국소비자협의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이들은 "이통사가 5G 제공 지역으로 표시한 곳에서도 전파가 터지지 않는다"며 “정상적인 5G 통신이 가능할 때까지 요금을 감면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커버리지 문제가 대두될 즈음 ‘반쪽짜리 5G’ 논란도 터져나왔다. 지난 10월 변재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사용 중인 5G 단말기는 3.5㎓만을 지원하며 28㎓ 주파수 대역을 지원하는 단말기는 개발조차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민원기 과기정통부 2차관도 국감장에서 현재 시판 중인 5G 단말기가 28㎓ 대역을 지원하는지 묻는 민 의원의 질문에 대해 “못씁니다. 현재까지”라고 짧게 답하며 반쪽짜리 5G임을 인정했다.
3.5㎓는 LTE와 큰 차이가 없다. 이통3사와 과기정통부가 주장하는 ‘20배 빠른 속도’를 온전히 구현하기 위해서는 초고주파수(mmWave)대역인 28㎓가 상용화 돼야 한다. 하지만 28㎓ 기지국은 전국에 단 한곳도 없고 28㎓를 지원하는 단말기도 아직 개발단계다. 3.5㎓ 전국망이 구축되지도 않았고 28㎓는 시작조차 못한 셈이다.
◆5G 저가요금제 ‘아직 안 돼’
계속되는 소비자들의 불만 제기에 과기정통부가 사태수습에 나섰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0월 현재 5G 통신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이 계속되자 뒤늦게 이통3사에 저가 5G요금제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지난달 29일 최기영 장관은 이통3사 경영진과의 조찬 간담회 자리에서 “5G 확대가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중저가 요금제 출시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아직 가입자가 부족해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하기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이통사도 5G 원년에 발생한 각종 문제가 해결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제기되는 문제는 망구축이 진행될수록 줄어들 것”이라며 “다만 인빌딩의 경우에는 이제 막 시작한 단계다. 소비자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망을 구축하겠지만 장비수급문제도 얽혀있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통사 입장에서도 저렴한 요금제로 가입자를 끌어오면 좋겠지만 기업인 만큼 수익을 내야하기 때문에 무작정 저가요금제를 출시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24호(2019년 12월24~3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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