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온도차, 사업 재편으로
김정주 NXC 대표(왼쪽)와 방준혁 넷마블 의장. /사진=NXC, 넷마블
올해는 게임업계 3N중 넥슨과 넷마블의 인수합병(M&A)이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지난 1월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대표가 자신과 특수관계인의 지분 98.64%를 전량 매각할 것으로 알려지며 시장이 들썩거렸다. 투자은행(IB)업계는 관련 매물의 가치를 10조원 이상으로 평가하며 ‘메가딜’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텐센트, 카카오, 넷마블, MBK파트너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베인캐피탈 등 다양한 기업들이 물망에 올랐고 월트디즈니컴퍼니, 컴캐스트, 일렉트로닉 아츠(EA) 등 해외 유명기업도 후보로 떠올랐지만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10조원 이상의 매각 자금과 관련해 인수 후보와 김 대표간 이견차가 좁혀지지 않은채 보류되기에 이른다.
이후 넥슨은 허민 전 네오플 창업자겸 원더홀딩스 대표를 고문으로 영입하는 등 개발 조직과 프로젝트 등 사업개편을 단행했다.
14년간 개근했던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도 불참한 채 내실다지기에 나섰다. ‘V4’를 중심으로 한 신작에 집중하는 한편 성적이 부진한 게임들을 순차 정리했다. 올 들어 ‘어센던트 원’, ‘야생의 땅: 듀랑고’, ‘니드포스피드: 엣지’ 등 서비스중인 게임의 운영을 종료하는 한편 5개의 신작프로젝트도 중단한 바 있다.
M&A 불발이 사업재편으로 이어진 넥슨과 달리 넷마블의 경우 신규 사업을 모색하는데 주력했다. 넷마블은 지난 10월 웅진과 매각주관사 한국투자증권이 웅진코웨이 매각을 위해 진행한 본입찰에 참가한다며 인수의지를 표명했다.
당시 넷마블은 “게임산업 강화와 함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투자를 진행했다”며 “실물 구독경제 1위 기업인 웅진코웨이 인수 본입찰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인수 대상이 되는 웅진코웨이의 지분은 25.08%로 거래대금은 1조8300억원에 달한다. 웅진코웨이 지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넷마블의 경우 올 2분기말 실적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1조1400억원, 단기금융상품 2272억원, 지분증권 1조400억원을 포함해 2조6700억원의 자금을 보유한 상태다.
투자여력이 충분한 만큼 넷마블이 가진 IT기술력(소프트웨어)과 웅진코웨이의 라인업(하드웨어)을 결합해 구독경제형 스마트홈사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게임산업, 규제와 육성 사이
게임산업과 관련 규제로 희비도 엇갈렸다.
/사진=픽사베이
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에 ‘게임이용 장애’(6C51)를 질병코드로 분류했다. WHO 자문그룹이 게임중독에 대한 대응 의견을 낸후 2015년 WHO가 게임이용장애라 명명하고 국제질병분류 등재를 추진한지 약 4년만의 일이다. 의견수렴 과정 등을 통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2차 총회 B위원회에서 게임이용 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하는 ICD-11이 회원국 만장일치로 통과돼 질병코드를 부여받았다. 오는 2022년부터 적용돼 194개 WHO 회원국에 도입된다.
이번 조치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졌다. 게임 산업을 주관하는 문화체육관광부는 “WHO의 결정이 비과학적 검증에 따른 것”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규정하는 구체적 근거와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도입할 경우 산업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게임질병 코드 도입 반대를 위해 게임, 문화, 예술, IT 분야의 국내 협단체 90곳이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출범하면서 반대여론이 격화됐고 국무조정실 차원의 협의체가 꾸려졌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겸 공대위 대표는 “WHO 코드지정을 통해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를 국내 도입하려는 일부 집단의 움직임이 있었는데 공대위가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관련 계획은 저지된 상태”라며 “여전히 조심해야 할 것은 복지부와 일부 의사들이 코드 지정을 끊임없이 요구하기 때문에 국민 여론이 어떻게 될지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인의 PC 온라인게임 월 결제한도가 폐지되고 애플이 청소년이용불가 게임을 앱스토어에 유통할 수 있는 정책을 도입함에 따라 웹보드 게임시장에 훈풍이 불었다.
지난 6월 문체부는 50만원이었던 성인의 PC 온라인게임 결제액 상한을 폐지했다. 그간 PC 온라인게임 결제액 상한은 성인의 선택권 침해, 법적 근거없는 그림자 규제, 모바일게임 제외로 인한 형평성 등 다양한 문제점을 노출했다.
애플의 경우 지난 8월 게임물관리위원회와 ‘자체등급분류사업자 등급분류기준 협약’을 개정된 내용으로 체결해 청소년이용불가 게임을 유통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국내 애플 앱스토어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고포류(고스톱·포커류) 게임들이 유통되기 시작했다. 정책 변경후 한게임, 피망 등 일부 브랜드의 고포류 게임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확률형 아이템 공개 의무화’라는 변수도 존재한다. 현재 자율규제로 진행중인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를 법제화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 문체부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관련 내용을 두고 부처간 협의를 진행했다. 공정위는 현재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공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전자상거래법 고시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노웅래(더불어민주당), 정우택(자유한국당), 이원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는 법안을 각각 발의했다. 이원욱 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경우 획득확률이 10% 이하인 유료상품을 청소년에게 제공하면 안된다는 내용을 포함해 통과시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위정현 학회장은 “내년 질병코드와 맞물려 확률형 아이템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각 게임사나 정부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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