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 /사진=로이터
영국 현지 방송 진행자가 방송 도중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끊은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스카이스포츠' 진행자인 데이비드 존스가 전문가로 활동 중인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선수 게리 네빌의 이야기에 반박한 데 대해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 23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 첼시 간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였다. 이날 경기에서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은 후반 16분 상대 진영에서 첼시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와 볼 다툼을 벌이다가 걸려 넘어졌고, 곧장 뤼디거의 가슴 부위를 걷어찼다가 퇴장 판정을 받았다.
이에 토트넘 홈팬들은 뤼디거를 향해 원숭이 울음소리를 내거나 욕설을 하는 등 인종차별적인 행위를 벌였다. 첼시 팬 일부도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빌은 이 상황을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그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열린 스카이스포츠의 '슈퍼 선데이' 방송에서 전 프로축구선수 출신 패널 마틴 테일러와 함께 이 문제를 짚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의 '슈퍼선데이' 방송 패널들. 왼쪽부터 진행자 데이비드 존스와 전 프로축구선수 마틴 테일러, 애쉴리 콜, 게리 네빌. /사진='더 선' 보도화면 캡처
네빌은 이날 방송에서 "오늘 우리가 본 것은 한 사람(뤼디거)에게만 일어난 사건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그보다 훨씬 크다. 인종차별은 갈수록 심해지는데, 영국축구협회(FA)는 뒤에 숨어있다"라며 "프로축구선수협회(PFA)는 무언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그는 최근 영국에서 열린 조기총선과 관련해 "우리가 투표한 두 정당(보수당, 노동당)의 지도자들은 최근 몇 달 간 인종차별을 부채질하고 있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로 대표되는 영국 보수당은 총선에서 승리해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달성하기 위해 그간 유럽 내 이민자 등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일삼아왔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방송의 진행자였던 존스는 네빌의 발언이 끝나자 "이 발언은 스카이스포츠가 아닌 게리 네빌의 의견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그것이 제 임무"라고 강조했다.
이에 네빌이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으시는 거냐"라고 질문하자 그는 "(토론 주제가) 저와 상관이 있든 없든, 저는 여기에 (발언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나와있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전파를 타자 현지 팬들은 SNS 등을 통해 존스를 비판하고 나섰다. 팬들은 네빌이 중요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는데 그가 이 발언의 의미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존스는 방송이 끝난 뒤 트위터를 통해 "인종차별에 대해 오늘 밤 나온 중요한 토론을 망친 데 대해 사과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네빌이 발언 과정에서 두 정당에 대해 언급했고, 나는 개입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