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임한별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아버지인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공동경영 유훈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조 전 부사장의 예상밖 행보에 남매간 경영권 분쟁 논란이 불거졌다. 조 전 부사장의 이 같은 행보가 오히려 악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생 비난한 조현아, 왜?


조 전 부사장은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 23일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법무법인 원은 “조 전 부사장과 법률대리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최소한의 사전협의도 없이 경영상 중요한 사항들이 결정되고 발표됐다”고 비판했다. 가장 최근에 있던 임원인사에서 조 전 부사장의 이름이 빠진 것에 대한 지적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올해 연말 임원인사에서 조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명단에서 그의 이름을 볼 수 없었다. 고 조 전 회장 별세 후 동생인 조원태 회장은 그룹 총수에 올랐고 막내 조현민은 한진칼 전무로 경영에 복귀한 상태다. 한진가 3세 3남매 중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인물은 조 전 부사장뿐이다.


지난해 3월 칼 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로 깜짝 복귀했지만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물컵갑질 논란으로 어쩔 수 없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조 전 부사장. 동생은 갑질논란의 장본인임에도 1년여 만에 경영에 복귀했다. 남매 중 유일하게 경영에서 물러난 상황에서 올해 복귀가 무산됨에 따라 그룹 총수인 조원태 회장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너무 성급했나, 직원들 맹비난

조 전 부사장의 조원태 회장에 대한 공개 비난 후 회사 내부에서는 부정적 해석이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조합원들의 뜻을 모아 경고한다”며 “조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는 어림없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노조는 “과거 오너일가의 일탈로 사회적 비난과 대한항공 기업 자체를 향한 외부의 압박을 이겨내기 위해 2만여 대한항공 노동자들과 함께 각고의 노력 끝에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정상적인 궤도에 올려놨다고 자부한다”며 “정부, 주주, 고객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획기적 조직문화 개선과 변화를 현 경영진에 줄기차고 강력하게 요구해 왔다. 현재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는 과정에서 한진칼 지분을 둘러싼 오너 남매의 경영권 논란에 대한 기사를 접해 깊은 실망과 우려를 표명한다”고 주장했다.

조 전 부사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계기가 된 땅콩회항 사건도 재차 거론됐다. 대한항공노조는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땅콩회항 사건으로 대한항공을 나락으로 추락시킨 장본인이 아닌가”라며 “이후에도 여러 사건사고들로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아직 용서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밀수혐의로 집행유예 실형을 선고 받은 상태로 자숙해야 함에도 본인 밥그릇 챙기기를 위해 지주사 경영권에 대한 분쟁을 야기시키는 것은 사회적 공분만 더 가중시킨다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의 갑작스러운 입장발표에 내부에서도 적잖이 놀란 분위기”라며 “논란이 불거지면서 직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오히려 경영복귀 등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진그룹도 조 전 부사장의 공식 입장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한진그룹은 “회사의 경영은 회사법 등 관련 법규와 주주총회, 이사회 등 절차에 의거해 행사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