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의 별' 분천 산타마을 겨울여행
즐길거리·먹거리 풍부한 가족여행 명소
새롭게 단장한 경북 봉화 분천역 산타마을. /사진=박정웅 기자
‘잿빛 크리스마스’였다. 이번엔 기상청의 예보가 적중했다. 앞서 예측이 빗나가길 고대한 적도 있었다. 빗나간 예보가 잦은 탓에 비아냥 섞인 ‘실시간 중계’를 은근 기대했다. 순전히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대한 동경이었다. 물론 기상청을 힐난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 전 지구를 뒤덮은 환경오염과 이상기온에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를 어찌할 것인가. 산타 할아버지도 미세먼지에 숨을 쉴 수 없고 찾아갈 길도 잃는다고 하지 않는가.
이번 겨울, 미세먼지 때문에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망쳤다고 체념하긴 이른다. 또 산타를 못 봤다고 실망할 것도 없다. 저 백두대간의 산골마을에는 하얀 눈과 산타가, 그것도 내년 2월까지 기다리기 때문이다. 겨울방학, 경북 봉화군 ‘분천 산타마을’로 떠나보자.
분천 산타마을 개장 당일인 지난 21일 여행객들이 산타썰매를 타고 있다. /사진=박정웅 기자
◆분천 산타마을로 떠나는 겨울여행
지난 21일 개장한 분천 산타마을은 내년 2월16일까지 겨울여행객을 맞이한다. 개장식에는 이철우 경기도지사와 엄태항 봉화군수가 참석해 이번 산타마을의 ‘흥행’을 응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봉화 분천 산타마을은 이제 겨울철 대표 관광 명소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겨울 경북여행의 선두 주자로 가족과 함께 머물기 좋은 곳, 추억 쌓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분천 산타마을 개장식에서 호랑이 인형과 기념촬영을 하는 엄태항 봉화군수(왼쪽)와 이철우 경북도지사. /사진=박정웅 기자
개장식 당일 분천 산타마을을 찾은 여행객들. /사진=박정웅 기자
조그마한 산골오지에 터를 잡은 분천 산타마을이 주목받은 건 최근이다. 영동선의 조그마한 역인 분천역 때문이다. 분천마을과 분천역의 사연은 들어보면 귀가 솔깃하다. 태백에서 발원한 낙동강 상류가 휘감는데 이곳이 개벽한 건 1956년이다. 백두대간 한복판의 산간오지에 분천역이 들어선 것. 1970년대 소천과 울진 등지에서 벌채된 춘양목이 분천역을 통해 전국 각지로 운송됐다. 또 인근의 석탄산업 호황으로 분천마을 일대는 오가는 사람이 많았다. 세상과 연결된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벌채업과 석탄업이 쇠락하면서 분천역의 운명이 다하는 듯 했다. 그 사이 기회가 또 다시 날아들었다. 이후 2013년 산골오지와 기차여행을 접목한 이색 관광열차가 분천역에 들어왔다. 백두대간 협곡열차(V-Train)와 중부내륙 순환열차(O-Train)가 그것이다. 다음해에 분천역을 중심으로 산타마을이 개장했고 산타열차까지 생기면서 다시 활력을 되찾았다.
분천역에 걸린 분천-체르마트 기차역 자매결연 기념 동판. /사진=박정웅 기자
분천역에는 한국에선 보기 드문 동판을 볼 수 있다. 스위스 체르마트(Zermatt)역과 맺은 자매결연 기념 동판이다. 2013년 5월23일 한국과 스위스 수교 50주년을 기념한 것이다. 백두대간의 힐링마을 분천의 기차역과 스위스 알프스의 청정마을 체르마트의 기차역이 손을 맞잡은 것. 경북도가 힐링 여행지로 분천을 내세운 까닭을 알만하다.◆산골마을, ‘한국관광의 별’ 되다
분천 산타마을은 개장 50여일 동안 10만명 이상이 찾는다. 그 결과, 2016년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됐고 또한 내로라하는 겨울철 대표 여행지로 우뚝 섰다.
분천역 조경수 아래에 숨은 호랑이 조형물. /사진=박정웅 기자
분천 산타마을을 찾은 여행객들. /사진=박정웅 기자
백두대간의 첩첩산중에 호랑이 얘기는 단골인 법. 그런데 분천의 호랑이는 조금 다르다. 마을의 부흥과 관련한 것으로 지형과 잇댄 스토리다. 분천역 앞에는 거대한 바위산이 있는데 길을 지나던 한 점쟁이가 “저 산 모양이 호랑이를 닮아 사람들이 무서워 이곳에 오지를 않는구나. 저 산을 깎아내리면 이곳에 천호가 들어설 것이다”라고 했다는 것. 때마침 들어선 자갈공장이 점쟁이가 지목한 산을 깎아 자갈을 채취했고 호랑이 모습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후 관광열차가 분천역을 오가면서 마을이 다시 살아났다는 얘기다. 분천 산타마을 곳곳에 숨어있는 호랑이 조형물이 놓인 배경을 알 수 있겠다. 또 백두대간 협곡열차는 백호(白虎) 차림으로 분천역을 오간다.
분천역산타우체국 전경. /사진=박정웅 기자
엽서로 여행 소식을 전할 수 있는 분천역 산타우체국. /사진=박정웅 기자
분천역에는 산타우체국이 있다. 이곳에서 여행 소식을 전할 수 있는데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가능하다. 엽서를 넣는 우체통은 두개다. 한 우체통은 여행을 마치면 곧바로 받아볼 소식을 전한다. 또 다른 우체통은 1년 뒤에 소식을 전한다.분천 산타마을은 특히 가족여행지로 제격이다. 작은 마을에 즐길거리가 꽉 차서다. 대표적으로 산타우체국을 비롯해 산타슬라이드, 산타레일바이크, 산타썰매, 산타풍차방, 산타카페, 이글루소망터널, 삼굿구이 등이 있다. 또 곳곳의 포토존에서 겨울여행 추억을 담을 수 있다. 물론 첩첩산중의 건강한 것들을 내놓는 먹거리 앞에서도 발걸음이 한없이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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