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40여일 앞두고 공개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을 두고 정치권 공방전이 펼쳐졌다. /사진=임한별 기자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공개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을 두고 정치권 공방전이 펼쳐졌다. 박 전 대통령이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를 촉구하는 듯한 표현을 써 사실상 정치선동을 벌였다는 비판이 이어지고있는 반면 미래통합당은 "반가운 선물"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근혜 옥중편지'는 반가운 선물"

박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옥중편지를 통해 "거대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 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유일하게 접견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박 전 대통령의 편지를 전했다.


'보수통합'을 강조한 박 전 대통령의 옥중메시지가 발표되자 보수정당들은 일제히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자유공화당·친박신당 등 친박(친박근혜) 정치세력들은 미래통합당을 향해 통합의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하면서 '보수통합'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역사적 터닝포인트가 돼야 할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전해진 천금같은 말씀이라 생각한다"며 "박 전 대통령의 서신은 자유민주주의 세력의 필승을 염원하는 모든 국민들에게 반가운 선물이었다"고 전했다.

전희경 통합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모든 정당, 단체, 국민이 한데 모여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대한민국을 되살릴 수 있는 통합을 위한 물꼬를 열어주셨다"고 말했다.


이후 친박(친박근혜) 정치세력들은 미래통합당을 향해 앞장서 보수통합의 역할을 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조원진 전 우리공화당 대표, 김문수 전 자유통일당 대표, 서청원 의원 등이 합쳐 만든 자유공화당은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보수통합 메시지에 "박근혜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태극기 우파세력과 미래통합당 등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원진 자유공화당 공동대표는 "미래통합당은 하나로 힘을 합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문수 공동대표는 "본인(박 전 대통령)이 마치 대통령이듯 항상 국민의 건강과 국가의 안위를 걱정해주시고 메시지를 낸 데 대해서 감사를 드린다"며 "통합당이 저희 제안에 대해서 박근혜 대통령의 이런 간절한 호소에 대해서 좋은 답을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청원 의원은 이날 입장문 발표뒤 기자들과 만나 통합당을 향해 "공천작업을 중단하길 바란다"며 "하나가 되라는데 통합당이 자기 스스로 혼자 가면 그건 아닌 거 같다. 구체적 입장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종민 정의당 부대표(가운데)가 옥중서신을 통해 4·15 총선에서 보수 결집을 주문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 위해 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박근혜 '옥중편지'로 정치개입… 공직선거법 위반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등은 이를 두고 '옥중 선동정치'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의 옥중편지는 최악의 정치 재개 선언이다. 국정농단을 반성하기는커녕 국민을 다시 분열시키는 정치 행동에 전직 대통령이 나서 안타깝다"며 탄핵된 대통령이 옥중정치로 선거에 개입하는 행태를 묵과하기 어렵다"고 개탄했다.
또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애국심이 가슴을 울린다'며 총선 승리로 부응하겠다고 했는데 참으로 유감스럽다"며 "황 대표 발언은 통합당이 '도로 새누리당'이 됐단 것을 알리는 정치선언이다. 국민은 현명한 판단을 바탕으로 준엄하게 심판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정식 정책위의장 역시 "박 전 대통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됐을 뿐 아니라 재판을 받고 있다"며 "참회해도 모자랄 판인데 국가의 명운이 걸린 총선을 앞두고, 국정 농단 세력을 재규합하려는 정치 선동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조 정책위의장은 "미래통합당이 '친박당', '도로 박근혜당'으로 퇴행했음이 명백히 확인됐다"며 "박 전 대통령과 통합당에게 강력히 경고한다. 탄핵, 촛불 혁명을 부정하고 국정농단 부활을 꾀하려는 반역사적인 시도는 혹독한 국민적 심판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의당은 '옥중서신'을 보낸 박근혜 전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정의당 김종민 부대표와 법률지원단 신장식 변호사, 강민진 대변인은 5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박 전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혐의를 수사해달라며 고발장을 제출했다.

정의당은 고발장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은 수감생활 중이므로 선거권이 없음에도 미래통합당을 지지하고 그 외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에 따르면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지 않은 자 등 선거권이 없는 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주실 것을 호소드린다"며 "서로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서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정의당은 "여기서 기존의 거대 야당이란 누가 보더라도 현 미래통합당"이라며 "박 전 대통령은 선거권자들이 미래통합당 후보자들을 지지하고 그 외 정당 후보자들에 대해선 지지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