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악화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정책금융 공급에 나섰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대출이 나오기 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데다 지원조건이 까다로워 많은 사람들이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어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코로나19 피해기업을 돕기 위해 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금융중개지원 대출액 한도를 25조원에서 30조원으로 늘린다. 은행이 먼저 돈을 빌려주면 한은이 사후적으로 기준금리보다 낮은 저리의 자금을 은행에 제공하는 방법이다.
지난달 기준 대출액은 17조원 정도로 기존 전체 한도(25조원)의 68%이 나갔다. 기존 한도가 3분의 1이나 남은 상황에서 한도를 높인 것이다. 문제는 실제로 자금을 공급받기까지 2~3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이 걸리는 점이다. 특히 소상공인 보증부대출의 '대기 줄'이 길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소상공인 정책자금 확인서'를 뗀 뒤 지역신용보증재단에서 보증서를 받아야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이를 담담할 인력이 부족한 탓이다.
소상공인 경영애로 자금이 지난달 13일 첫 신청 접수를 시작한 지 3주 만에 신청 금액은 2조2344억원, 신청 건수는 4만3093건에 달한다. 모든 절차가 1~2주면 끝나던 종전과는 달리 요즘은 수요가 많아 두 달가량이 걸린다.
여기에 사업자등록증, 국세 납세증명서, 부가가치세과세표준증명,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지난해와의 매출 비교자료 등 제출 서류가 많다보니 발길을 돌리는 자영업자도 부지기수다.
은행의 대출 문턱도 여전히 높다. 자영업자가 많은 도매 및 소매업의 지난해 12월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대출잔액은 42조756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5.5% 증가했다. 적기에 자금을 공급받지 못하는 영세업자들이 카드론이나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지난달 7일부터 이달 3일까지 금융감독원 '금융애로 상담센터'와 정책금융기관·시중은행·카드사 상담창구 등에 약 8만9000건의 애로상담·지원문의가 쏟아졌다. 지난달 하순에서 이달 초에 걸쳐 문의가 급증한 결과다. 지난달 7~18일까지 접수된 상담·문의는 약 1만7000건이다.
KDB산업은행·IBK기업은행·신용보증재단 등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약 1조9840억원, 시중은행과 카드사 등 민간금융회사를 통해 약 8160억원 등 총 2조8000억원 가량의 코로나19 피해 관련 금융지원이 이뤄졌다. 정부는 코로나19 피해와 관련해 총 11조원 규모의 금융지원 방안을 세워 시행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들은 위기에 빠져 한시가 급한데 절차와 기준이 복잡하면 체감효과가 제한적"이라며 "금리가 높은 비은행대출까지 받아 이자 부담이 높아지면 자영업자들이 큰 어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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