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필드 극장'이 열렸지만 웃은 쪽은 리버풀이 아니었다.
리버풀은 12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앞서 열린 1차전에서 0-1로 졌던 리버풀은 합산 스코어 2-4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자 올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압도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팀이다. 워낙 강력한 모습을 보인 탓에 리그 우승은 물론 '트레블'(단일 시즌 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우승하는 것) 가능성도 점쳐졌다.
리버풀 선수단이 홈구장인 안필드에서 필승을 자신한 건 이 때문이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을 비롯해 버질 반 다이크, 조던 헨더슨 등 주축 선수들 모두 안필드에서의 필승을 다짐했다. 특히 반 다이크는 "지난해 FC바르셀로나를 상대로도 이길 거라고 생각한 이는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바르셀로나에게 0-3으로 뒤지다가 2차전에서 4-3으로 역전한 걸 되새긴 것이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아니었다. 리버풀이 자랑하는 공격진은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감독이 세워놓은 단단한 두 줄 수비에 경기 내내 가로막혔다. 전반 43분 조르지오 바이날둠의 골이 터진 이후 아틀레티코는 골문을 걸어잠그는데 더욱 집중했다.
그럼에도 리버풀은 승리 문턱까지 갔다. 전후반 90분이 끝난 뒤 치러진 연장 전반 4분,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얀 오블락 골키퍼의 방어선을 뚫어냈다. 합산 스코어 2-1로 리버풀이 앞서나갔다. 리버풀의 팀 컬러를 고려할 때 아틀레티코가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아보였다. 안필드에서의 역전 스토리 주인공은 이때까지는 리버풀처럼 보였다.
합산 스코어가 2-2로 동률을 이뤘지만 원정다득점 원칙에 따라 이대로 경기가 끝날 시 아틀레티코가 8강에 진출한다. 다급해진 리버풀은 추가득점을 위해 라인을 끌어올렸지만 되레 아틀레티코의 역습으로 요렌테에게 연장 전반 종료 전 1골을 더 내줬다.
리버풀은 연장 후반 15분 동안 2골이 필요한 상황이 됐고, 공격에 더 치중하다가 연장 후반 막판 알바로 모라타에게 쐐기골을 얻어맞고 무너졌다. 모라타는 골을 넣은 뒤 골문 뒤편에 있던 아틀레티코 원정팬들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고 포효했다. 리버풀 팬들의 노랫소리로 가득찼던 안필드를 아틀레티코 팬과 선수들이 차지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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