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장례식 업체 직원이 마스크를 쓴 채 장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은 이탈리아가 혼란을 겪고 있다.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시신 처리마저 난관에 봉착했다.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베르가모시의 한 관계자는 "이날만 30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했다"라며 "병원 영안실도 더이상 사망자를 수용할 여력이 없다"라고 호소했다.

이날 오전 기준 이탈리아에서는 총 2만7980명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집계됐다. 사망자도 2158명에 달한다. 확진자와 사망자 모두 유럽 내에서 단연 최다 수치다. 이탈리아 정부는 전국에 봉쇄령을 내리는 등 급히 대책을 내놨지만 일일 확진자는 쉽사리 줄지 않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베르가모 시는 이번 주 지역 내 공동묘지를 폐쇄하는 조례를 발표했다. 앞서 이탈리아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이탈리아식 전통 장례를 금지한 데 이어 이에 상응한 행정 명령을 내린 것이다.

공동묘지로 가지 못한 시신은 밀봉한 나무관에 담겨 지역 내 교회로 이송된다. 당국은 이곳에 관을 모아둔 뒤 화장터로 이동한다.

교회는 쌓여가는 관에 난처한 상황이다. 한 사제는 "불행하게도 우리는 지금 이 관들은 어디에 놓아야 할지도 모르겠다"면서 "매일 수백 명이 죽는데 1구를 화장하는 데 1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사망자가 발생하는 속도가 사체를 화장하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는 상태라는 뜻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밀라노에서 시민들이 집밖으로 나서지 않은 채 바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사망자가 발생할 때마다 애도의 종을 울리던 한 사제는 "최근에는 하루에 한 차례만 종을 친다"고 말했다. 하루 종일 종을 울려 마을이 공포에 휩싸이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가톨릭 전통이 강한 남부에서는 곳곳에서 장례식을 둘러싸고 정부와 시민들의 싸움이 일고 있다.

시칠리아의 한 도시에서는 지난주 당국의 제재를 어기고 발인 행렬을 진행한 48명이 현장에서 잡혔다. 이탈리아 정부는 장례식에 참여한 이들에 3개월의 징역형을 내리겠다고 엄포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탈리아 정부 당국이 전통 장례식을 막는 이유는 그만큼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모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이탈리아 전통 장례식에서는 600~1000명에 이르는 조문객이 유족을 찾는다. 한 신부는 "이탈리아의 장례식은 인류학의 일부"라며 "시칠리아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매우 강렬하게 받아들인다. 삶에서 매우 중요한 순간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