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원/달러 환율이 40원 오른 1285.7원에 마감했다./사진=장동규 기자

한국과 미국이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외화안전판'으로 불리는 통화스와프 계약이 1280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을 잠재울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행은 1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600억달러 규모의 양자간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통화스와프는 양 국가가 미리 약정된 환율에 따라 서로 자국통화를 일정기간 교환하는 금융계약이다.
팬데믹에 달러 가뭄… 원/달러 환율 1285원까지 올라
흔히 한 국가의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를 담보로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에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한 것에 비유된다. 달러 등 안정적인 통화를 보유한 국가와 스와프를 맺으면 유동성 위기가 생겨도 계약 상대국 외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번 통화스와프 계약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우려로 글로벌 달러자금시장이 급격히 악화되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외환시장의 심리적 저지선인 1300원까지 올라서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0.0원 급등한 1285.7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위기 여파가 남았던 지난 2009년 7월14일 1293.0원 이후 약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3원 오른 1257.0원에 출발한 이후에도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장중 1290원을 넘기기도 했다.

한은은 "통화스와프로 조달한 미 달러화를 곧바로 공급할 계획이며 이는 최근 달러화 수급불균형으로 환율이 급상승하고 있는 국내 외환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스와프승 계약기간은 최소 6개월이다.
금융위기 이겨낸 통화스와프, 외화 유동성 숨통
한·미간 통화스와프 계약은 2008년 10월30일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에 이어 두 번째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국내 외환시장의 달러 유동성 위기가 커지자 한은은 미 연준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이어 2009년 2월4일 6개월 연장, 6월26일 3개월 더 연장하면서 2010년 2월 1일 종료됐다. 원/달러 환율은 2008년 8월말 1089원에서 1468원까지 상승했으나 통화스와프의 계약 종료시점에 1170원까지 내려왔다.

외환전문가들은 이번 한·미간 통화스와프 체결로 달러 유동성 부담을 덜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는 각종 금융거래에 사용되기 때문에 한은의 달러 유동성 확보가 투자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잠재울 수 있어서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화지수는 이날 101.08로 전날보다 1.7% 정도 오르며 2017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빠지면서 환전 수요가 커지는 등 복합적인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폭은 50원까지 확대됐다. 

한은은 한·미 통화스와프계약으로 총 1932억달러 이상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현재 한은이 맺은 통화스와프는 캐나다(사전한도 없음), 미국(600억달러), 스위스(106억달러 상당), 중국(560억달러 상당), 호주(81억달러 상당), 말레이시아(47억달러 상당), 인도네시아(100억달러 상당), 아랍에미리트(UAE·54억달러 상당) 등 이다.

다자간 통화스와프(CMIM)는 아세안(ASEAN)+3 국가들(384억달러, 13개국)과 체결했다.

한은 측은 "앞으로도 주요국 중앙은행들과의 공조를 통해 금융시장 안정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