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과 은성수 금융위원장,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회의 개최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한국이 미국과 600억 달러(약 77조원) 규모의 양자 간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정부가 '외화안전판'을 불리는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원/달러 환율이 급상승을 보이고 있는 국내 외환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울 것이란 평가다.
한은은 지난 19일 오후 10시(한국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와 600억달러 규모의 양자간 통화스와프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한미 통화스와프는 2008년 10월30일 체결했던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통화스와프는 비상시에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화를 빌리는 계약이다. 일종의 비상용 마이너스 통장 개설과 비슷하다. 중앙은행 간 최고 수준의 금융 협력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번 통화스와프 계약 규모는 600억달러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체결했던 300억달러의 두 배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은은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외환위기를 벗을 수 있었다.

당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77원(12.4%) 급락했고 국가부도 위험을 의미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47%포인트(31.7%) 하락하며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통화스와프 계약 기간은 9월19일까지 최소 6개월이다. 물론 6개월 이후에도 시장 안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계약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2008년 당시에도 한미 간 통화스와프 계약은 2009년 2월4일 6개월 연장한 데 이어 6월26일에는 3개월 더 연장하면서 2010년 2월1일 종료됐다.


한은은 통화스와프을 통해 조달한 미 달러화를 곧바로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 미 달러화 공급 방식이나 금액 분배 등을 발표하지 않았다. 2008년 연준이 일주일 단위로 한은에 사전 협의한 일정 달러화를 공급, 한은이 입찰을 통해 금융기관에 달러화를 푸는 방식을 취했다.

한은 관계자는 "2008년에는 3개월 만기의 달러화를 스와프 형태로 입찰을 붙여서 시중에 공급했다"며 "이번에도 3개월물을 시장에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 당국이 달러를 곧바로 공급한다고 했기 때문에 즉각적인 환율 안정화 효과가 나타나고 원/달러 환율 상승을 예상한 투기적 매도도 진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편 지난 19일 원/달러 환율은 40원 폭등해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서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40원 오른 달러당 1285.7원에 마감했다.

환율 종가가 1280원선에 오른 것은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7월14일(1293.0원)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