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은 배달앱 2위 요기요와, 3위 배달통 운영사인 독일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와의 합병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계약체결’ 상태일 뿐. 이들의 합병이 성공하느냐 여부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기업결합(M&A)과 독과점 심사 여부에 달렸다. 이 결과에 따라 승인이 나거나 아예 불허될 수 있는 상황. 배민 입장에선 공정위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노심초사하던 와중에 이번 수수료 개편이 발목을 잡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개편 논란 자체가 공정위 기업결함심사 최대 쟁점인 독과점에 맞춰지면서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이 커졌다”며 “초대형빅딜 발표 이후 조용하게 공정위 눈치만 봐오던 배민 입장에선 시간을 보름 전으로 돌리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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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기업’ 폐해… 악화되는 여론━
업계에선 M&A 자체가 불투명해졌다는 시각이 많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상 정해진 기준에 따라 가부를 정한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지만 악화되는 여론을 의식하지 않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코로나19로 정국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배민이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을 상대로 수수료 장사를 한 데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배민 앱 탈퇴 등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 A씨는 “국민들이 고통 받는 상황을 악용해 독점업체가 자기 배만 불리는 꼴 아니겠냐”며 “그동안 배민을 통한 주문량이 상당해 각종 혜택들이 많은데, 다 포기하고 전화로 직접 주문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갖는 비난은 더 크다. 자영업자 B씨는 “정률제냐 정액제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독과점을 유지하냐 놔둘 것이냐 막느냐”라며 “정액제로 바꾼다고 한들 독점기업이 되면 정액제로 얼마든지 자영업자들 등골 빼먹을 수 있는 횡포가 나오지 않겠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업주 C씨도 “업주와 상생해야할 기업이 자영업자 등에 빨대 꽂아 배불려 기업을 팔아먹고 독과점 폐해를 이용해 빠른 시간 안에 적자를 메우려 정률제로 전환했던 것”이라며 “인수합병은 독과점으로 인한 수수료폭탄을 막을 길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철호 공정위 부위원장도 “수수료 문제 뿐 아니라 ‘정보독점’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이번 심사 결과는 당초 예상과 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수료 개편 전만해도 공정위 판단이 불허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기류였다. G마켓과 옥션 등 과거 조건부 승인 전례가 있는 데다, 공정위가 지금까지 기업결합 불허 의견을 낸 사례는 총 9번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수료 논란까지 벌어져 만약 공정위가 불허가 아닌 조건부 승인을 내준다고 해도 기존보다 강력한 시정조치가 따를 것”이라며 “배민은 합병 이후에도 수수료 인상은 없다고 밝혀왔지만 더 구체적이고 강도 높은 기준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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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의 87%… 투자자들 투자금 회수는? ━
투자업계에선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에 이목이 쏠린다. DH가 직접 사들이는 배민 투자사 주식은 전체의 87%(4조800억원)에 달한다. 배민은 힐하우스캐피탈, 알토스벤처스, 골드만삭스, 세쿼이아캐피탈차이나, 싱가포르투자청 등 주로 해외 투자사들의 투자를 받고 있다.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 네이버도 2017년 350억원을 투자했다.
이번 논란으로 기업결합이 불허가 날 가능성이 커져 투자금 유지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투자자들 대부분이 외국계인 만큼 공정위 심사 결과에 대한 반발도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최장 120일로 지침에 정해져 있다. 지난해 12월 30일에 신고서를 제출했으니 단순 계산으론 이달 말에 결론이 나와야한다. 하지만 자료제출 요청에 따른 제출 기간, 피심의인의 의견청취 등이 포함되면 상반기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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