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유력 매체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바이러스 대처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사진=로이터

영국 유력 매체 '가디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 속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를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은 잘못된 시기에 잘못된 직위를 가진 잘못된 남자'라는 제하의 기고문을 통해 존슨 총리의 코로나19 대처를 꼬집었다.

매체는 정부 고위 관료의 발언을 인용해 "존슨 총리에 대해 (최근) 배운 건 그가 어떤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며 "존슨 총리는 주말에 일하지 않는다. 마치 20년 전 지역 당국의 늙은 최고경영자처럼 일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료는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사태에도) 전혀 조급하게 계획을 내놓지 않는다. 그가 이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를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체에 따르면 존슨 총리의 '위기불감증'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존슨 총리는 바이러스가 한창 영국에서 퍼지기 시작하던 시점에 2주 동안 휴가를 즐겼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진자와 악수를 하는가 하면 대규모 관중이 있는 럭비 경기장에 가서 경기를 관전했다. 결국 존슨 총리는 지난달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한동안 중환자실에서 투병 생활을 해야만 했다.

매체는 "무엇보다도 존슨 총리는 처음 열렸던 5번의 코브라 회의(특별 상황에서 영국 총리가 직접 주재하는 최고위 특별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며 "존슨 총리는 바이러스 확산의 심각성이 눈에 보이는 시점이 되기까지 무려 38일을 낭비했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어 "중국은 (존슨 총리에게 있어) 먼 나라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탈리아가 더 나은 준비를 바탕으로 더 많은 병상 등을 보유했음에도 코로나19 공포에 휩싸였을 때도 그저 이탈리아 내에서의 이야기로 치부했다"며 존슨 총리가 사태에 지나치게 무관심했다고 지적했다.
물론 존슨 총리가 코로나19 시국으로 인해 당선된 건 아니다. 매체도 이 점을 짚으며 "아무도 존슨을 전염병에 대처하라고 뽑지 않았다. 사람들은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 탈퇴)를 완수할 것을 기대하며 그에게 표를 던졌다. 결과적으로 존슨은 이를 해냈다"라면서도 "마이클 고브 국무조정실장은 '총리가 쾌활하게 정신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나라에서 2만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죽어나가는 상황에 (존슨 총리는)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직위에 있는 잘못된 남자다"고 비판했다.

또 "영국 의료당국(NHS)과 의료진은 정부의 불성실함에 마침내 인내심을 잃어버렸다. 그들이 원하는 건 단지 '명확한 사실'을 말해주는 것뿐"이라며 "총리가 의료진에게 감성적인 분위기를 계속 심어줄 수는 있다. 하지만 의회가 다시 문을 열면 총리는 이전과 전혀 다른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날까지 영국에서는 12만585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중 1만6550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