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기업들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속도는 다국적제약사보다 뒤처져 있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치료제 유력 후보군 중 하나인 미국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조만간 임상 발표를 앞두고 있다. 렘데시비르가 치료 효과를 입증할 경우 국내 기업들은 개발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렘데시비르 임상성공 이후 코로나19에 대한 신약개발 모멘텀은 약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렘데시비르의 공세에도 국내 기업들은 코로나19가 계절성 유행 감염병으로 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치료제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정부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충분한 보상을 약속하며 관련 업계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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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기업 27곳 개발 속도전━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기업은 ▲셀트리온 ▲GC녹십자 ▲부광약품 ▲이뮨메드 ▲동화약품 ▲대웅 등을 비롯해 모두 27곳이다.최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선언한 동화약품은 오는 6월 안에 천식치료 신약후보물질(DW2008)로 임상2상(환자를 대상으로 의약품의 약리효능·용량·용법·부작용 등에 대해 확인하는 시험)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 따르면 DW2008은 세포실험에서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의 4.7배 ▲에볼라 치료제인 렘데시비르의 3.8배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의 1.7배 등의 높은 항바이러스 활성을 보였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천식치료제인 DW2008은 임상1상(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약물의 체내 흡수·분포·대사·배설 등의 약동학적 자료와 주요 부작용 등에 대해 관찰하는 시험)을 통해 폐 기능 강화와 가래 배출효과를 확인했다”며 “코로나19 치료제로 확인하는 임상 2상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웅도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손 잡고 구충제 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회사 측에 따르면 니클로마사이드는 세포실험에서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사용 중인 렘데시비르와 클로로퀸에 보다 각각 40배와 26배 높은 효과를 보였다. 대웅은 올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부광약품의 B형간염 치료제 ‘레보비르’는 국내 기업 최초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2상 승인을 받았다. 부광약품은 자체실험에서 레보비르가 코로나19 치료에 쓰이는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와 유사한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GC녹십자도 올 하반기까지 코로나19 혈장치료제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혈장치료는 완치자 혈액에서 바이러스 항체가 형성되는 것에 착안, 완치자 혈액을 환자에 수혈해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항체의약품, 혈장유래 IVIG(면역글로블린) 등 총 3개 물질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셀트리온은 항체를 이용해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세포주 개발에 나선다. 셀트리온은 300개 항체 후보군을 중화능력 검증을 통해 선별한 결과 최종 후보군 38개를 확정했다. 증화능력 검증은 항체와 바이러스를 혼합해 숙주세포에 감염시킨 후 항체에 의해 숙주세포가 살아나는 정도를 알아보는 시험법이다. 셀트리온은 확보한 항체후보군으로 세포주를 개발한 뒤 오는 7월 중 임상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단계가 많아 어떤 치료제가 개발에 앞섰다고 단언하기 어렵다”면서도 “현재 개발되는 약물들은 대부분 안전성을 사전 확인한 약물들이 많아 비교적 속도는 빠른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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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치료제 상용화 언제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가장 중요한 건 상용화 시점이다. 대상자 수가 적으면 임상시험이 중단될 수 있어서다. 일례로 렘데시비르의 경우 임상 대상자 모집 미달로 중국에서 임상을 중단했다. 국내 코로나19 치료후보 물질 가운데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은 부광약품의 ‘레보비르’로 오는 6~7월쯤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레보비르 임상은 중증 코로나19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한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8월쯤 레보비르의 임상데이터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치료 효과가 확인되면 의약품을 실험하는 단계인 임상3상 진행과 함께 일련의 과정들은 식약처와 상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GC녹십자도 앞선 혈장치료제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연내 성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이미 상용화된 동일 제품들과 작용기전(약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효과를 나타내는지를 설명하는 일), 생산 방법이 같아 신약과는 달리 개발과정이 간소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뮨메드의 신약후보물질 ‘HzVSF’는 ‘치료목적 사용승인’ 제도로 코로나19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HzVSF는 당초 B형 간염과 인플루엔자 폐렴 등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약물이다.
이뮨메드에 따르면 HzVSF를 3개 병원에서 중증환자 7명에게 투여한 결과 4명이 완치됐다. 나머지 3명 중 2명은 차도가 없었으며 폐암을 앓던 코로나19 환자 1명은 사망했다. 이뮨메드는 올 7월 임상2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김윤원 이뮨메드 대표는 “그동안의 치료 경위를 보면 HzVSF 투여 후 2~3일 내 호전돼 치료제로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2호(2020년 4월28일~5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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