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을 뺀 정치권이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법정에 선 전두환씨에게 엄중한 심판을 내려줄 것을 사법부에 촉구했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했다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27일 광주지법 형사8단독(재판장 김정훈 부장판사)이 연 재판에서도 판사의 '공소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알고 있기로는 당시에 헬기에서 사격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은 대부분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끝까지 파렴치한 전두환씨는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는 오늘 재판장에서 사과도 없었고 반성도 없었고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도 없었다"라고 꼬집었다.
강 수석대변인은 "광주지법 앞에는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회원들 수십여명이 모여 전씨의 사과와 구속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라며 "피해자들의 고통과 피눈물이 여전함에도 불구하고 한 치의 부끄러움을 엿볼 수 없는 전씨의 언동은 국민의 분노를 다시금 차오르게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민들의 '사죄하라'는 울분과 외침을 더 이상 듣지 않는다면 전씨의 죄는 법의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연기 민생당 대변인은 "(전씨의) 죄목은 조비오 신부에 대한 명예훼손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사실상 7년 동안 이 나라를 쥐락펴락한 쿠데타 수괴의 국민학살극에 대한 심판"이라며 "오늘 전씨의 법정 출두는 5·18 40주기를 맞이한 우리 사회가 아직도 광주 영령과 그 유족들에 대한 빚을 갚지 못하고 있는 것을 재확인시켜주는 부끄러운 장면이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전씨 개인의 사실 인정이나 사과 여부가 문제의 본질은 아니다"라며 "정부여당은 21대 국회를 구성한 민의에 따라 더욱 무거운 책임감으로 5·18의 역사적 의미를 명백히 세우는 일에 집중하기 바란다. 광주 시민은 대통령의 5·18 40주기 기념사를 주목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유상진 정의당 대변인은 "전씨는 뻔뻔하게도 알츠하이머 꾀병으로 재판 출석을 거부하며 국민과 법정을 농락해 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정에 출두한 그는 반성은커녕 취재진의 질문에는 침묵하고, 짜증스런 반응으로 일관하며 법정에 들어섰다"고 꼬집었다.
유 대변인은 "새로운 재판부는 앞선 재판부처럼 더 이상 전씨의 농락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며 "법원이 사법정의를 바로 세우며 더 이상 스스로의 권위를 잃지 않도록 전씨에게 분명한 책임을 묻고, 단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와 정부도 5·18 40주년을 맞아 특별법 제정으로, 전씨와 그 추종자들의 진실 왜곡과 폄훼, 희생자 명예 훼손 행위들을 보다 강력하고 확실하게 근절해야 한다"며 "최초 발포명령자와 학살 책임자, 헬기사격, 암매장 등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는 각종 의혹들에 대해서도 반드시 진상 규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정치권의 성토가 이어진 가운데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이날 따로 논평을 내지 않고 침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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