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두산그룹의 자구안 마련을 위한 계열사 매각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약속했다. /사진=뉴시스 임태훈 기자
산업은행이 두산그룹의 자구안 마련을 위한 계열사 매각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약속했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17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주요 이슈 브리핑에서 “(두산 계열사)매각 기한을 정하면 시간에 쫓기고 실제 생각하는 가격 이하에 매각될 가능성이 있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자율적으로 진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채권단이 두산 계열사 매각을 강제하는 것 아니냐는 잘문에 대한 답변이다.


두산그룹은 연일 주요 계열사 매각설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두산 측은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 마련을 위해 당초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 두산건설 등 일부계열사와 골프장,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등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하자 최근엔 알짜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도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를 매각키로 하고 매각 주간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를 선정했다는 것.

두산인프라코어는 그룹의 알짜 계열사로 꼽힌다. 두산그룹은 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취하고 있어 두산인프라코어의 영업이익이 두산중공업의 실적에 반영된다.


지난해 두산중공업이 유동성 위기 속에서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769억원을 낸 것도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의 실적호조 덕분이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난해 매출액은 8조1858억원, 영업이익은 8404억원 수준이다.

알짜 계열사까지 매물로 나오자 채권단이 두산 측에 두산인프라코어 및 두산밥캣 등 핵심계열사 매각을 요구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 같은 채권단의 두산 계열사 매각 압박설과 관련해 최대현 부행장은 “매각은 절차, 법률적으로 강제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두산의 자구안 내용 공개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선 “두산의 규모나 여러가지 자산형태를 볼때 시장역량이 큰 것들이 대부분이라 일순간 발표로 가져올 플러스 효과보다 마이너스 효과가 많다고 봤다”며 “두산 측에서도 전체적 대상에 대한 오픈을 하지 말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산그룹에서 자체적 매각대상과 매각기간도 자료로 제출했다”며 “실사기간 동안 이에 대한 입증을 진행했고 그 이후 양해각서(MOU) 체결했는데 신규투입자금이 3조원 정도인 점을 보면 매각대상은 대부분 추정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산중공업의 경영정상화 시점에 대해선 “두산이 제시한 자산매각 계획이 잘 이행되면 채권단 긴급자금상환, 재무구조개선은 조기에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두산중공업의 사업개편과 관련해서는 “기존 사업을 버린다는 개념은 아닌 것 같다”며 “그 동안 국내에서 진행하던 사업을 해외로 가져간다든지, 가스터빈 등 원천기술에 대한 실증 거쳐 사업을 넓히겠다는 의미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산중공업에서 6월부터 9월까지 외부 컨설팅기관 검증 통해 회사 구조개편, 사업부 개편과 관련한 내용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진행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