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대와 도시문화연구소 등 8개 시민단체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송현동 부지는 20년 넘게 방치됐다"며 "서울시의 매입은 재벌기업의 재산 축적수단이 아닌 시민의 공유지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은 2008년 삼성생명으로부터 송현동 부지를 2900억원에 매입했다. 해당 부지는 인사동, 광화문 등과 인접해 지리적 이점을 갖는 곳이다. 대한항공은 한옥호텔, 복합문화단지 등의 조성을 계획했지만 물거품됐다.
송현동 부지는 1종 일반주거지역이다. 저층주택을 중심으로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국토부 등이 지정한다. 1종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은 100~200% 수준이며 4층 이상 건물을 지을 수 없다. 특히 해당 부지는 덕성여중과 여고, 풍문여고 등 학교시설도 인접해 학교보건법의 적용도 받는다. 관련법에 따라 학교 주변 200m 내 상업시설을 세울 수 없다.
각종 규제로 수년간 방치된 송현동 부지는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영난에 따라 국책은행으로부터 1조20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기로 했다. 국책은행은 긴급자금 지원을 조건으로 2021년까지 2조원의 자금확충에 나서라는 특별조항을 내걸었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를 처분해 여유자금을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시 외에 송현동 부지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곳이 없기 때문. 지난 10일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나섰지만 단 한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시민단체는 서울시의 보상액이 주변 시세보다 높다고 보고 있다. 시민단체에 따르면 서울시 보상액을 기준으로 평당 가격을 환산하면 4160만원이다. 일부 공인중개사를 통해 확인된 인근 주택의 평당 시세인 3000만~3500만원보다 높다는 것이 시민단체 측 설명이다.
시민단체는 "대한항공 측이 서울시 결정으로 재산권 침해를 당했다며 5000억~6000억원 수준의 금액을 요구 중"이라며 "서울시가 시세 수준의 높은 가격을 제안했지만 대한항공은 더 높게 가격을 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세차익을 노린 행위가 의심된다"며 "서울시는 해당 부지를 공시지가 기준 감정가로 매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