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리포트]카드업계가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동참한 KB국민·NH농협·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카드 등 9개 신용카드사는 7월1일 행정안전부와 지자체로부터 긴급재난지원금 사용금액을 정산받는다.

정부가 지급한 재난지원금은 6월3일 기준 13조5428억원으로 이 중 9조5866억원이 신용·체크카드로 지급됐다. 상위권 카드사의 경우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금액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재난지원금 수수료 수익 ‘반짝’
정부는 각 카드사에 지급할 규모를 산출하고 송금계좌를 개설하는 등 필요한 작업을 진행했다. 재난지원금 재원은 국비 약 80%에 지방비(시도비와 시군구비) 20%를 더해 각 시군구가 카드사에 지급한다.

 현재 신용·체크카드 지급액 중 6조1553억원(64%)은 가맹점 등에서 사용됐다. 소비자가 신용·체크카드로 재난지원금을 사용하면 카드사는 승인일로부터 2일 이내에 결제대금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번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는 곳은 연 매출 3억원 가맹점으로 카드사가 가져가는 수수료율은 신용카드 0.8%, 체크카드 0.5%이다. 재난지원금 9조5866억원이 신용·체크카드로 지급된 것을 고려하면 많게는 800억원가량의 수수료 수입을 올리는 셈이다.
9개 카드사의 국내 개인 신용카드 승인실적은 6월 첫째주 9조5079억원으로 1년 전보다 7.7%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4월 실적이 -4%대까지 떨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10%가 넘는 증가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연간 신용카드 승인액 증가율은 평균 5%로 소비가 코로나19 이전 상태로 완전히 회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재난지원금이 시중에 풀리면서 개인 신용카드 지출이 회복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드사는 전국민에게 지급한 재난지원금으로 이익을 보는 것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기회가 됐다고 자평한다. 지난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사용액이 약 857조원으로 점유율 128조원(15%)를 확보해야 규모의 경제효과를 누릴 수 있다.

수수료 수익과 함께 오랜만에 존재감도 보여줬다는 평가다. 금융당국은 재난지원금 집행과정에서 카드사의 역할을 호평했다. 앞서 블룸버그는 한국의 재난지원금 신청에 채 1분도 걸리지 않는 점을 소개하며 “민첩하고 기술 이해도가 높은 행정 인프라 덕분”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일본은 한국과 같은 날인 4월30일에 경정예산을 승인했으나 지방자치단체의 72%가 재난지원금 10만엔(약 114만원)에 대한 신청서를 우편발송해 아직도 재난지원금 효과를 보지 못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카드사가 서버를 증설하고 인증, 실시간 사용 알림, 이용 가능 가맹점 알림 등 다양한 편의 서비스 제공에 힘써준 덕분”이라며 “재난지원금 업무가 종료되는 8월 말까지 만전을 기해 세계에 유례없는 민관협력의 성공사례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1분 신청’ 인프라, 동행세일 파격할인
카드사는 재난지원금 지급에 이어 침체된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대한민국 동행세일’에 나섰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총 9개 카드사(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BC·KB국민·NH농협카드)가 6월26일부터 동행세일에 참여했다.

대한민국 동행세일은 코로나19 극복과 내수 소비 진작을 위해 민관이 함께 기획한 대규모 쇼핑 행사다. 총 2000여개 업체가 참여하는 이번 행사는 7월12일까지 17일간 열린다. 이미 주요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협력사 수수료 인하, 중소기업 제품 판매, 특산물 사은품 증정 등으로 대거 참여를 밝힌 상태다.
카드사도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 상향 등 정부의 소비진작 노력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이번 행사에 적극 동참해 총 72건의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대·중·소 상생 분야’에서는 카드사별로 대형마트, 백화점, 가전업종 이용, 농축수산물 구매 시 할인, 캐시백, 무이자할부 기간 확대 등 총 36건의 혜택을 제공한다.

‘온라인 행사 분야’로는 중·소상공인과 농·어민의 온라인 판로 제공 및 할인 행사를 개최한다.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으로 온라인 카드이용이 증가하는 경향을 반영해 온라인업종 카드 결제 시 포인트 추가 적립 등 총 21건의 혜택을 제공한다.

‘외식·여행 행사 분야’에선 추첨을 통한 캐시백 및 포인트 적립, 무이자할부, 경품·할인쿠폰 제공 등 총 15건의 혜택을 마련했다. 일부 카드사는 기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가맹점에 대한 행사 신청 고객을 대상으로 2~6개월 무이자할부도 제공한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배달 앱이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같은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늘어 캐시백, 할인혜택을 확대했다”며 “카드사가 동행세일 행사에 적극 동참해 코로나19로 침체된 국내 소비심리를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