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조아현 기자,박채오 기자 = 러시아 선박 가운데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역 감염을 일으킨 페트로원호(PETR1, 7733톤)처럼 부산항 안에만 머물러 새로 강화된 검역망에서 벗어나 있었던 '고위험' 선박이 11척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선박들은 직전 출항지가 러시아거나 러시아 인근 해역에서 조업을 하다 부산항에 들어온 원양어선 또는 냉동·냉장화물선이다.
이들은 지난 1일부터 19일 사이에 부산항으로 입항한 선박들이기 때문에 승선검역만 받을 뿐 검역당국의 코로나19 전수검사 대상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특히 승선검역에서는 유증상자가 나타날 경우에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무증상 확진자가 걸러지지 않는다.
게다가 선박들은 선체수리 허가만 받으면 정해진 기간 안에 횟수에 관계없이 국내 선박 수리업체 직원들이 승선해 작업을 벌이고 하역 작업도 할 수 있는 여건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립부산검역소와 부산항만공사 등에 따르면 페트로원호처럼 검역강화 기준이 시행되기 이전에 부산항에 들어온 탓에 국내 항만 노동자와 접촉이 잦을 것으로 예상되는 선박인데도 코로나19 전수조사 대상에 벗어나 있는 선박은 11척으로 집계된다. 원양어선 9척, 냉동냉장화물선 2척이다.
검역당국은 해당 선박에 대한 통계 현황을 파악하고 지난 22일부터 현재까지 11척 가운데 7척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체 채취를 진행하고 있다. 7척에 탑승한 선원들은 모두 152명으로 집계된다.
페트로원호에 승선해 선체 수리작업을 진행했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국내 선박 수리업체 직원 A씨는 지난 8일부터 21일까지 3차례에 걸쳐 실시된 작업에 모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작업이 한 차례 이뤄질 때마다 A씨를 포함한 6명이 승선했다.
A씨는 선박 수리작업을 총괄하는 관리책임자였고 주로 용접과 기관실 파이프 교체 작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A씨의 회사 관계자 141명과 지역 접촉자 4명, 친인척 7명, 가족 4명 등 접촉자 156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고 24일 A씨와 같은 선박수리업체 직원 5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페트로원호에서 내국인 확진자가 6명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러시아 선박에서 지난 한 달동안 선원 확진자가 78명이 쏟아진 이후 지역내 감염으로 이어진 첫 사례다.
방역당국은 A씨의 직장동료 5명의 주거지가 해운대구, 영도구, 서구 등에 분산되어 있는 점을 토대로 볼 때 추가적인 지역 내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역학조사에 속도를 내고있다.
또 부산지역에 있는 선박수리업체 전체 명단을 확보하고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선박 수리작업에 참여한 직원들의 인원을 파악하고 있다.
검역소 관계자는 "기존에 부산항에 들어와 있었지만 국내 항만 노동자와 접촉이 잦은 러시아 선박 현황 통계를 파악하면서 전수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 이틀동안 관련 선박 7척을 대상으로 검체 채취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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