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계절 영향이 클 것이라던 세계보건기구(WHO)의 판단도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신규 확진에 흔들렸다. 앞서 WHO는 가을·겨울엔 공기가 건조해 비말(침방울)이 더 잘 날리고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진다는 이유로 대유행을 예고했지만 7월29일 “코로나19는 계절성을 띄지 않는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미국은 한여름임에도 일일 확진자가 6만여명에 달하고 전세계 확진자 수 2위인 브라질의 경우 겨울이지만 매일 4만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한국 방역당국은 여전히 “올가을부터 날씨가 춥고 건조해지면서 면역력이 낮아지고 폐 등을 감싸는 점액 분비도 줄어 코로나19의 새로운 유행 위험이 증가할 것”이란 예측을 내놓았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일상생활도 크게 바뀌었다. 거리는 활기를 빼앗겼다. 전세계 하늘 길은 국가 간 이동 제한으로 굳게 닫혔다. 불과 서너달 전까지만 해도 아침 일찍부터 우체국 앞에서 몇 시간씩 기다려야 마스크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혹시 확진자가 다녀가진 않았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에 영화관이나 헬스장엔 여전히 인적이 드물다. 교육과 채용 분야 일정은 사실상 멈췄다. 유치원과 초·중·고교, 대학은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공무원·공기업·사기업 채용 일정과 전문직·자격시험 등도 줄줄이 취소됐다. 해외여행·단체 모임·쇼핑몰 방문·공연 관람·학교 수업 등 대면 활동이 대거 축소된 대신 재택근무·원격진료·화상회의 등 언택트(비대면)로 발빠른 전환이 이뤄졌다.
코로나19와의 전쟁이 끝을 알 수 없는 장기전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방역당국은 국내 발생 200일을 3기로 나눈다. 초기 해외유입 사례 위주의 1기(1월20일~2월17일)에 이어 신천지 등 대규모 집단감염 발생과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한 2기(2월18일~5월5일), 생활 속 거리두기 하에 집단감염이 지속되는 현 상황을 3기(5월6일~7월19일)로 구분 지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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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신천지’發… ‘사회적 거리두기’ 시작━
1기의 시작은 1월20일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35세 중국인 여성의 확진부터다. 방역당국은 2월4일부터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특별 입국 검역을 실시했지만 그사이 외국인이 중국에서 한국으로 입국하면서 확진자가 산별적으로 나타났다. 박광숙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총괄과 보건연구사는 “1기 동안 확진자 수는 총 30명으로 그 중 17명(56.7%)가 해외유입”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질본은 1월27일 감염병 위기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했다.
2기는 대구 신천지교회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유행사례가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전국적으로 의료기관, 종교시설, 다중이용시설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고 가장 많은 확진자 수를 기록했다. 박 연구사는 “2기 동안 총 확진자 수는 1만774명, 일 평균 확진자 수는 138.13명이었다”며 “신천지 집단감염 사례는 발생 16주차까지 보고됐고 신천지 관련 확진자의 97.4%가 대구·경북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급기야 질본은 2월23일 감염병 위기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하며 방역활동에 집중했다. 대표적인 정책은 ‘공적마스크 5부제’와 ‘사회적 거리두기’다. 질본과 보건복지부 등은 2월29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했지만 확산세가 줄지 않자 3월8일에는 공적마스크 5부제에 이어 22일에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했다. 박옥 질병예방센터장(방대본 환자·접촉자 관리단장)은 “지역사회 대규모 발생이 선제적으로 차단돼 확진자 증가 추세가 점차 줄어들었지만 4월부터 미 대륙과 유럽에서 유입되는 감염사례가 늘었다”며 “이에 4월1일부터 모든 입국자에 대한 관리가 강화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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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해외유입 사례, 2기보다 3배 증가━
3기에 접어든 지금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번지고 있다. 당국이 5월6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한 이후다. 질본에 따르면 사업장, 종교시설, 다중이용시설, 병·의원, 요양시설 등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소규모·대규모 집단감염 사례는 수도권(43.1%)과 대구·경북(31.5%)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마스크 생산량이 증가해 6월 첫 주부터 일주일에 약 1억장 이상의 마스크가 생산됨에 따라 공적 마스크 5부제도 7월11일부로 종료했다. 마스크 수급은 안정을 되찾았지만 최근 계절성 노동자 입국으로 인해 해외유입이 늘었다. 박 센터장은 “3기 동안 해외유입 확진자 비율은 32.1%로 2기(10.1%)의 3배를 넘었다”며 “해외유입 확진자 2045명 중 31.5%인 634명이 외국인”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해외유입 사례가 늘고 있는 것처럼 전세계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다. 전세계 확진자 수가 이미 1700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수도 66만명에 달한다. 여전히 신규 감염자 최다국은 450만여명의 미국이지만 겨울을 지나는 아프리카 대륙의 확진자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브라질(250만명), 인도(154만명) 러시아(83만명) 등의 신규 감염자도 증가세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아프리카 40개국이 국경을 봉쇄했고 34개국이 야간 통행금지를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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