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정연주 기자,이준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법안 3개와 '고(故) 최숙현 법'을 의결했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최숙현법' 표결을 앞두고 항의 퇴장하면서 이날 법사위 회의도 반쪽으로 진행됐다. 이들 법안은 오는 4일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 처리된다.
법사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공수처 후속법안과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안(고 최숙현법)',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의결했다. 통합당은 마스크 착용 위반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 등의 감염병 예방 및 관리 개정안에 대한 의결에 참여한 후, '최숙현법' 관련 의사일정 진행에 반발해 퇴장했다.
특히 이날 법사위는 '최숙현법'으로 불리는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 표결을 앞두고 통합당 의원들이 퇴장해 오점을 남겼다.
성폭력 등 폭력 체육지도자의 자격정지기간을 기존 1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최숙현법'은 사안의 엄중함과 시급성에 따라 여야 합의로 통과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미래통합당이 법안 2소위에 넘겨 추가 심사를 하자고 주장하면서 여야가 대치를 벌였다.
회의가 정회하고 고성이 오가는 등 소란이 벌어졌고, 통합당 의원들은 "대체토론을 했으면 소위에 넘겨야지 표결을 하겠다는 것이냐"며 격분,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민주당에서 김남국 의원이 "다른 법도 아니고 '최숙현법'인데 이렇게 나가는거냐. 이게 야당 독재다"라고 항의했고, 김용민 의원도 "돌아오라"고 요청했지만,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이렇게 표결처리 하는 안을 만들지 말라"고 응수하며 회의장을 나갔다. 법안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민주당의 회의 진행에 동의할 수 없다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통합당 의원들이 나가자 "찬반토론을 하자고 하면 이렇게 퇴장해버리는 모습에 우리 국회 법사위의 앞날이 또 걱정된다"며 "심도있게 처리할 소위가 구성되지 못한 것은 위원장으로서 유감이지만, 체계·자구심사에 있어 소위 회부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통합당 항의를 일축했다. 윤 위원장은 "거의 대부분의 법안들이 체계·자구심사에서 크게 문제가 없다고 하면 소위 회부 없이 의결해왔다"면서 "국회법 58조2항 소위 회부 심사 항목이 우리 법사위에 적용될 규정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법사위의 '상원(上院)' 공방도 오갔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백혜련 민주당 의원이 야당 간사인 김도읍 통합당 의원을 향해 "상원 법사위를 여실히 보여준다. 권한남용이다"고 몰아세웠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을 상대로 한 여야 의원 대체토론을 거쳐 법안을 의결을 앞뒀으나, 김도읍 의원이 제동을 걸자 백 의원이 격분하며 여야 간사간 날선 고성으로 회의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김 의원이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권을 강화한 개정안의 내용을 문제 삼으며 민간단체인 스포츠윤리센터가 아닌 문체부 소속 별도 위원회를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자, 백 의원은 "법의 알맹이를 완전히 바꾸라고 요구하는 것"이라며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 권한을 벗어나는 요구로, 법사위 권한남용을 여실하게 보여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 의원은 "이래서 (국민들이)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을 폐지하라고 하는 것"이라며 "우리 법사위가 얼마나 상원 역할 해왔는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여야 격론 끝에 통합당 의원들이 빠진 채 표결처리된 '최숙현법'은 지난달 30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통과한 개정안에서 일부 내용이 수정됐다. 법사위 내 여야 이견에 따라, 문체위 의결안의 18조5항에서 규정한 스포츠윤리센터의 신고인·피해자·피신고인 또는 관계자 출석 요구, 진술 청취, 진술서 제출요구 대목에서 '진술서 제출 요구' 부분을 삭제했다. 진술서 제출을 요구받은 사람은 7일 이내에 진술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조사 방법 부분을 삭제한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먼저 선수에 대한 지도자의 폭력 및 성폭력 등을 포함해 위법·부당한 스포츠비리에 대한 사실을 알게 됐을 경우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조사에 비협조하거나 금지의무를 위반해 불이익조치 등을 한 경우에는 책임자를 제재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신고자 및 피해자 등에 대한 불이익조치 및 신고·진술·증언 등을 방해하거나 취소하도록 강요하는 것 역시 금지조항으로 신설했다. 신고인과 피신고인의 물리적 공간 분리, 피신고인의 직위해제 또는 직무정지 조치, 피신고인이 신고인의 의사에 반해 신고인에게 접촉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신고인을 보호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신고를 받은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문체부 장관에게 책임자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문체부 장관이 징계를 요구하면 요구받은 단체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따르도록 했다.
개인정보보호를 내세우며 징계 관련 정보를 제출하지 않는 것도 사라진다. 암암리에 채용했던 선수관리담당자들은 앞으로 회원 종목단체 또는 시·도 체육회에 반드시 등록해야 한다. 아울러 체육인에 대한 폭력, 성폭력 등 인권침해의 우려가 있는 주요 지점에 폐쇄회로(CC)TV 등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 가능하게 했다.
선수와 소속기관의 장이 공정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국가가 표준 계약서를 개발·보급하고 지방자치단체장이 점검하도록 하며, 불공정 계약시 문체부 장관의 시정요구권을 부여했다. 이밖에 '국민체육진흥법' 목적으로 있던 '체육을 통해 국위선양'이란 문구를 삭제하고 '체육활동으로 연대감을 높이며 체육인의 인권보호 및 공정한 스포츠 정신으로 국민행복과 건강한 공동체의 실현'으로 대체했다.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 출신 고 최 선수는 지난 6월26일 소속팀 지도자 등의 가혹행위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국회는 최 선수 청문회 등을 개최하며 진상파악에 나섰고, 향후 재발방지를 위해 법안 마련에 착수했다.
한편 법사위를 통과한 공수처 후속 3법은 Δ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 Δ인사청문회법 일부개정법률안 Δ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추천위원회의 운영 등에 관한 규칙안 등이다.
공수처법 자체에 대해 위헌성을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제기한 통합당은 이날 민주당의 강행 처리에 강력 항의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공수처 후속 3법에는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에 공수처장을 포함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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