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문재인 정부를 향해 "남에 대한 비판은 잘하면서 자신들을 향한 비판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20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 아시아 이슈를 다루는 '반얀'(Banyan) 코너에는 '한국의 진보 통치자들이 내면의 권위주의를 풀어놓고 있다'는 제목의 칼럼이 익명으로 실렸다.
이 칼럼은 문재인 정부가 지난 2017년 탄핵된 박근혜 정부의 뒤를 이어 탄생하면서 "지난 정부보다 평등하고 개방적이며 이견에 관대할 것을 약속했다"며 "하지만 이런 좋은 의도가 시들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칼럼은 "정부에 반대의견을 낸 사람들에 대해 무관심으로 대응하거나 건설적 토론으로 이끌기보단 소송을 건다"며 "지난해 언론을 대상으로 한 소송의 5분의 1이 고위공직자와 관련 있고, 이는 박근혜 정부 때보다 많다"고 지적했다.
칼럼은 이어 문재인 정부가 정권에 비판적인 의견을 낸 언론이나 의견에 법적 조치에 나선 사례들을 열거했다.
칼럼은 "청와대가 한 보수 언론에 실린 칼럼이 영부인 명예를 훼손했다며 법정 다툼을 벌였다"고 전했다. 지난해 중앙일보가 김정숙 여사의 해외 순방을 비판한 칼럼을 게재했다가 청와대가 정정보도를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던 일을 가리킨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의견 표명은 정정보도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청와대 패소 판결을 내렸다.
또 "우파 유튜버가 조국 전 법무장관에 대한 소문을 퍼뜨렸다가 감옥에 갇혔다"며 전직 언론인 우종창씨가 지난달 법정구속된 일을 언급하고, "한 정치학 교수가 민주당을 비판하는 칼럼을 내자 민주당이 형사 고발했다"며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 사건을 지적하기도 했다.
칼럼은 "한국은 입법부에도 문제가 있다"며 여당이 가짜뉴스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고 전했다. 정부 비판 의견을 '가짜뉴스'로 몰아붙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칼럼은 "정부 내 좌파 인사들은 약자라는 자신들의 자아상을 버리지 않았다"며 "특정 언론을 야당의 무기로 여기며 그들로부터 나오는 비판에는 포위심성(siege mentality·세계가 자신들을 적대적으로 대한다는 심리적 강박)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칼럼은 마지막으로 1425년 세종대왕의 발언 "나는 고결하지도 통치에 능숙하지도 않다. 하늘의 뜻에 어긋날 때도 있다. 그러니 내 결점을 열심히 찾아보고, 내가 그 질책에 답하게 하라"를 인용하며 "문재인 정부는 세종대왕의 말을 잘 생각해보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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