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이준성 기자 = 여권에서 2차 재난지원금 논의가 뜨겁다. 정부가 시기상조라며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을 유보했지만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를 중심으로 추석 전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당·정이 내년 본예산도 확장적 기조 아래 편성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재정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정치권이 섣불리 추가 재정지출 카드를 꺼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주말 고위 당·정·청 협의 결과를 수용해 민주당 지도부는 4차 추경 편성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25일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도 2차 재난지원금 지급 관련 논의 대신 방역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도 "이번주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 차단의 분수령이다. 코로나와 전면전이 필요한 시기"라며 "정치권이 재난지원금을 두고 갑론을박 할 때가 아니다. 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당 지도부 방침에도 전당대회를 앞둔 후보들은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과 지급 시기 등을 놓고 추경 편성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주민 당 대표 후보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소득하위층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전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상향되는 것이 검토되는 상황인 만큼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긴급성 및 효과 역시 고려돼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된다면 추석 전에 지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김부겸 당 대표 후보도 앞선 라디오 인터뷰에서 "2차 재난지원금 지급도 해야 한다. 다 줘야 한다"며 "추석때까지 지급되는 신속성을 발휘했으면 한다"고 했다.
최고위원 후보들도 가세했다. 이원욱 후보는 이날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선별적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하며 "지급 대상과 규모만 확정할 수 있다면 가장 빨리 하는 것이 추경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나 추석 전에 지급하면 그 효과를 훨씬 더 많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려면) 당연히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어려울 때 국가가 국채라도 발행해 서민 경제를 살리는 일은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추경 규모로 15조원~16조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놓고 여권 인사 간의 갑론을박도 이어지고 있다. 신동근 최고위원 후보는 선별적 재난지원금 지급이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며 전 국민 지급을 주장한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복지국가의 기본 상식이나 복지국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그런다고 본다"고 꼬집기도 했다.
정치권에서의 2차 재난지원금 띄우기에 정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을 편성하기에는 재정건전성에 부담될 뿐 아니라 코로나19 확산세를 보고 필요성을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한 질의에 "국가재정 형편도 생각해야 하고, 얼마나 효율적인지 고민해야 한다. 설령 지급하더라도 언제가 적절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현재는)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꼭 필요하다면 없는 돈이라도, 빚이라도 내서 감당을 해야 하겠지만 그런 상황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재정건전성에 더 이상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지금 4차 추경이 필요하다는 판단은 너무 성급하다"며 "무조건 재원만 확보한다고 능사가 아니다. 피해를 입는 계층에 대해 지원 상황을 보면서 부족하다면 추가대책이 필요하다고는 본다"고 말했다.
꼭 필요하지 않다면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키면서까지 추경을 편성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미 당정은 내년 본예산을 확장적으로 편성하기로 한 상태다. 512조원 규모의 올해 본예산 편성 당시에도 '슈퍼 예산'이라는 말이 나왔는데 코로나19 등 악재가 겹친 상황을 고려해 이보다 더 큰 규모의 예산을 편성할 것으로 보인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정은 코로나위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내년도 예산 역시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편성할 계획"이라며 "최근 2~3년 동안 예산 증가율 수준에서 최종적 예산 편성규모를 결정해 국민들께 보고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 의장의 발언대로라면 내년 본예산은 올해 본예산 대비 최대 9%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본예산 기준 총지출 증가율은 지난해 9.5%, 올해 9.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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