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미래통합당이 당명과 정강·정책 개정에 관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의원총회 방식을 놓고 고심 중이다. 당의 간판을 바꾸는 중요한 작업인 만큼 원활한 토론이 필수적인데, 30일부터 방역 조치가 강화되면서 10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를 여는 것이 큰 부담이다.
여기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새 당명과 정강·정책을 확정하는 일정을 비대면으로라도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게 준비해달라고 주문하면서 방역수칙과 일정표를 동시에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새 당명과 정강·정책은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거치면 확정된다.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는 각각 다음달 1~2일로 예정돼 있는데, 이를 계획대로 진행하려면 의원총회가 31일에 열리거나 늦어도 다음달 1일 오전에는 열려야 하는 상황이다.
오는 31일 의원총회를 계획하고 있는 통합당은 103명 의원들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50명이 들어가는 회의실을 두 개 빌려서 영상으로 연결하는 방안, 대면·비대면 방식 병행 등 방안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이날(3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2.5단계로 상향조정되면서 검토하던 방안들도 여의치 않아지자 의원총회 방식을 새로 고민하는 상황에 처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의원총회를 하루 앞둔 이날 오전 "아직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의원총회 날짜를 31일로 정하고 방식을 논의하고 있었는데, 단계가 격상돼서 만나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의원총회를) 화상으로 진행하되 의견이 있는 분들을 따로 모시느냐, 인원을 나눠서 하느냐 등을 고민했는데 그 두 가지 방안조차 국회사무처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어렵다고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비대위가 예정대로 일정을 진행하기를 바라고 있는 점도 어려운 부분이다. 김 위원장은 오는 9월3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통합당으로서는 김 위원장 취임 100일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그 이전에 당명과 정강·정책 개정안을 확정하는 것이 좋다.
방역수칙과 일정 제약을 충족하면서 어떻게 의원들의 의견을 부족함 없이 청취하느냐 역시 중요한 과제다. 당 일각에서는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일정을 먼저 정해두고, 의원총회를 통과의례처럼 삼으려 하느냐'는 지적도 나왔기 때문이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국위 일정을 먼저 잡아놓고 의원총회를 언제 어떻게 열까 고민하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어처구니가 없다, 당 비대위의 전횡이 도를 넘고 있다"고 일갈했다.
장 의원은 "당의 방향을 좌우할 정강·정책 문제를 의원총회의 심도 있는 토론도 거치지 않고 전국위부터 소집하는 게 정상적인 의사결정 절차인가"라며 "이제 의원총회 정도는 통과의례쯤으로 생각하나 보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현실적으로 제대로 된 의총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설령 어설픈 비대면 의원총회를 연다고 하더라도 거기에서 인준이 안 되면 9월2일 전국위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비대위의 이런 독선이 '부동산법은 시급한 개혁과제'라며 상임위원회와 본회의 일정을 미리 정해놓고 형식적으로 강행한 더불어민주당과 뭐가 다르냐"고 반발했다. 만일 새로운 방법으로 열리는 의원총회가 매끄러운 방식으로 진행되지 못한다면 이 같은 당내 불만이 커질 우려가 있다.
통합당 관계자는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전에 의원들의 의견을 충분하게 수렴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런데 단계가 격상되는 바람에 방법을 다시 찾아야 해서 고민 중인 상황이고, 최적의 방법을 찾을 예정"이라고 했다.
비대위 회의와 원내대책회의는 31일부터 이전처럼 비대면 방식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20명 이하 단위의 회의는 평소처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비대위 회의도 31일 오전 9시30분에 국회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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