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이달 중순이면 일본의 새 정권이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동안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가 역점을 뒀던 경제정책, 이른바 '아베노믹스'의 운명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지난 2012년 말 재집권 이후 일본 경제의 디플레이션 탈피를 목표로 추진한 아베노믹스는 엔화 약세와 주가 상승, 고용 개선 등의 효과를 거두며 시장으로부터도 일정 부분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일본 집권 자민당 내 '포스트 아베' 경쟁자들은 저마다 아베노믹스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당내 '포스트 아베' 후보 가운데 당선이 유력시되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의 경우 8년 가까이 일본 정부 대변인이자 아베 총리의 비서실장 역할을 담당하면서 경제정책 수립·시행에도 관여해왔기에 아베노믹스를 '새 정권에서도 승계·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스가 장관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도 아베노믹스가 있었기에 "일본 경제가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다시 최상의 상태로 되돌아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반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정무조사회장)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 등 다른 후보들은 '차기 정권에선 아베노믹스의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베 정권에서 외무상으로 일했던 기시다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아베노믹스가 큰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면서도 "중산층과 중소기업은 경제 성장의 과실을 좀처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화 약세 등에 힘입어 대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였으나 이 수익이 가계에까지 흘러들어간다는 이른바 '낙수효과'는 예상과 달리 발생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아베 총리의 당내 '라이벌'을 자임해온 이시바 전 간사장 또한 회견에서 "아베노믹스엔 (좋게) 평가할 점이 많지만 개인의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바는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경제적 여파를 이유로 차제에 소득세율을 다시 낮추는 등 감세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당초 지난 2015년 10월 소비세율(한국의 부가가치세율에 해당)을 기존 8%에서 10%로 올릴 예정이었지만, 아베 총리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내수경기 침체'를 이유로 그 시기를 2차례 미뤄 작년 10월에서야 소비세율 인상을 단행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코로나19 유행으로 경기가 악화된 데다 저소득자도 확대되고 있다"며 "저소득자에 대한 역진성은 없는지 소비세의 역할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기시다 회장은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과감한 재정조치"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도 소비율 인하 등의 감세정책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닛케이는 세제정책 등에 관한 일부 이견에도 불구하고 스가·기시다·이시바 3명 모두 아베노믹스의 근간인 '대규모 양적 완화'는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3명 가운데 누가 새 총리가 되더라도 현재의 금융정책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자민당은 아베 총리가 지난달 28일 건강 악화(궤양성 대장염 재발)를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힘에 따라 오는 14일쯤 중·참 양원 의원 합동 의원총회를 열어 새 총재를 선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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