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의료계 집단휴진 사태에 대해 극적 타결을 이룬 가운데, 정세균 국무총리의 묵묵한 후방 지원도 주목받고 있다. 정 총리는 의협과의 협상은 보건복지부에 일임하되 의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물론 시·도 의사회장, 의료계 원로들과 만나 소통을 지속하면서 대화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조성해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단체 집단휴진 중단과 의정협의체 구성을 골자로 하는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로써 정부의 4대 의료정책(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첩약급여화, 비대면치료 육성)에 반발해 시작된 15일간의 의사단체 집단휴진 사태는 전환점을 맞게 됐다. 전공의들이 이번 합의문 서명에 반발하고 있어 업무 복귀는 불확실하지만, 대표 단체인 의협과 합의를 이뤘다는 점에서 성과를 거뒀다.
복지부와 의협 합의문은 총 5개 조항이다. 구체적으로 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안정화까지 의대정원·공공의대 확대 논의 중단 및 협의체 구성해 원점 재논의 Δ공공보건의료기관 개선 관련 예산 확보 Δ대한전공의협의회 요구안 바탕 전공의특별법 제·개정 및 근로조건 개선 지원 Δ코로나19 위기 극복 상호 공조 및 의료인·의료기관 지원책 마련 Δ민주당은 의협·복지부 합의안 이행 노력 등이다.
이번 집단휴진 협상은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주도했지만, 최종 타결까지 총리실의 역할도 빛났다. 복지부가 의협 등과 실질적인 합의 내용을 협상했다면, 정 총리는 의료계 전반과 소통을 지속하면서 대화 분위기 형성에 주력했다.
정 총리는 사태 초기인 지난달 12일만 해도 의협이 총리와의 직접 대화를 요구하자 "복지부와 대화하라"며 뒤로 물러나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21일부터 전공의협의회가 순차적으로 업무 중단을 시작하자 23일 전공의협의회 긴급 면담을 시작으로 대화에 나섰다.
당시 총리실과 전공의협의회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전공의들이 관련 진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합의했으나, 실제 전공의들의 업무 복귀는 전향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또 이튿날인 24일에는 박능후 복지부 장관과 함께 최대집 의협 회장 등과 긴급대화를 진행했다.
이런 대화가 즉각적인 집단휴진 사태 해결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내각의 수장인 총리가 직접 대화에 나섬으로써 사태 해결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을 보였다.
정 총리는 이후 복지부와 의협의 잠정 합의가 전공의들의 반대로 무산되자 지난달 26일 긴급 관계장관 회의를 소집하며 업무에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에 대한 고발 등 강경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의료계 원로들과의 만찬 간담회를 계기로 대화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주력했다.
정 총리는 지난 1일 오전 기자 간담회에서 "지금 10명의 전공의가 고발된 상태인데 정부는 단 한 명의 의료인도 처벌받는 일을 원하지 않는다"며 "정부 권능이 크게 손상되지 않는 한 유연한 자세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고발 취소 등을 암시하면서 의료계에 적극적인 대화 참여를 촉구하는 메시지였다.
같은 날 오후 최대집 의협 회장이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만나면서 대화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안에 대해 완전히 원점에서 함께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후 사흘 만에 정부·여당과 의협 합의안이 도출됐다.
정 총리는 의료계 집단휴진 사태가 일단락된 만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으로서 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오는 6일 종료 예정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수도권을 대상으로 13일까지, 거리두기 2단계는 전국적으로 20일까지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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