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축구협회는 8일(한국시간) 미드필더 필 포든(왼쪽)과 공격수 메이슨 그린우드를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시켰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이 연일 논란 속에 휘청인다. 강력한 전력을 뽐내며 내년 여름 예정된 유로2021 대회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데 내부에서 잇딴 잡음이 흘러나온다. 대표팀을 이끄는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8일(이하 한국시간) A매치 기간 부적절한 행위를 한 미드필더 필 포든과 공격수 메이슨 그린우드를 대표팀에서 제외시켰다고 밝혔다.

포든과 그린우드는 각각 2000년, 2001년생인 젊은 선수들이다. 지난 시즌 소속팀에서 각자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대표팀에 승선했다. 첫 성인 대표팀 소집이다. 잉글랜드가 이들에게 거는 기대가 상당하다는 걸 짐작케 한다.


이들이 대표팀에서 쫓겨난 건 돌출 행동 때문이다. 'BBC' 등 복수의 현지 매체에 따르면 포든과 그린우드는 지난 6일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경기(1-0 승)가 끝나고 아이슬란드 현지 여성들과 접촉, 이들과 하룻밤을 보냈다. 그린우드가 먼저 이들 중 한명과 연락을 취한 뒤 포든까지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사실은 여성들의 SNS와 인터뷰, 현지 당국의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포든과 그린우드는 곧바로 철퇴를 맞았다. 아이슬란드 경찰 당국은 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침을 위반했다며 1360파운드(약 21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FA도 이들을 대표팀 캠프에서 제외시켰다. 이들은 각 소속팀에서 추가적인 징계를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포든과 그린우드의 사건은 최근 잉글랜드 대표팀이 겪은 일련의 소동에 한 단면일 뿐이다. 잉글랜드 대표 선수들은 지난 봄 코로나19가 한창 확산되던 시점부터 각종 물의를 빚었다. 수비수 카일 워커는 정부의 봉쇄령을 무시한 채 집으로 친구와 매춘부들을 불러 파티를 즐기는 등 방역지침을 어긴 사실이 적발됐다. 미드필더 잭 그릴리시와 메이슨 마운트 등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반한 모습이 거듭 포착돼 곤혹을 치러야 했다.

최근에는 해리 매과이어 사건도 불거졌다. 주축 수비수인 매과이어가 지난 시즌 종료 후 휴가차 찾은 그리스의 휴양지 미코노스 섬에서 폭행 논란에 휩싸인 탓이다. 당시 매과이어는 영국 출신 관광객들과 술집에서 시비가 붙은 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도 폭언을 퍼붓고 폭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과이어는 현지 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현재 항소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법원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매과이어를 대표팀 명단에 포함시켜 거듭 논란의 중심에 섰다. 매과이어는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뒤에야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최근 수년 동안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기반으로 전력이 대폭 강화됐다. 해리 케인, 라힘 스털링, 조던 헨더슨,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등 공수에 걸쳐 핵심 선수들이 자리잡았다. 여기에 태미 에이브러햄, 데클란 라이스, 메이슨 마운트, 벤 칠웰, 조 고메스 등 각 포지션마다 젊은 재능들도 빛을 발한다. 골키퍼 포지션만 놓고 봐도 조던 픽포드, 닉 포프, 딘 헨더슨 등 프리미어리그에서 내로라 하는 수문장들이 주전 장갑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잉글랜드는 이같은 전력을 바탕으로 지난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4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1년도 채 남지 않은 유로2021 대회에서도 역시 유력한 우승후보 중 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팀 안팎을 흔드는 선수들의 일탈 행동은 대업을 준비하는 잉글랜드 대표팀에게는 또다른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