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언제 어느 때고 특별한 비중으로 찾아오는 FC서울과 수원삼성, 수원과 서울의 '슈퍼매치'가 2020년 잔인한 배경과 함께 펼쳐진다. 구름관중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별들의 잔치'처럼 열리던 슈퍼매치는 어느덧 과거가 됐다. 시나브로 밋밋한 '그들만의 라이벌전'으로 전락하더니 최근에는 '슬퍼매치'라는 조롱 섞인 표현까지 나왔다. 그래도 여기까지 추락할 줄은 몰랐다.
급기야 벼랑 끝에서 펼쳐지는 슈퍼매치를 보게 됐다. 이겨야 다음을 도모할 수 있는 본전이고, 지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치명타다. 결승전보다 무서운 슈퍼매치가 다가온다.
서울과 수원이 오는 13일 오후 5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20라운드에서 격돌한다. 양팀의 시즌 2번째 맞대결이자 K리그 통산 91번째 슈퍼매치다.
예전에 비하면 힘이 많이 빠졌으나 그래도 K리그를 대표하는 콘텐츠이고, 여전히 두 팀 사령탑과 선수들에게는 1경기 이상의 비중을 지니는 무대다. 이번 대결은 무거움이 더 크다. 단순히 자존심 싸움에 그칠 것이 아니라 2020시즌 전체 농사를 좌우할 현실 대결이다.
19라운드 현재 서울은 6승3무10패 승점 21점으로 9위에 머물고 있다. 눈에 보이는 순위는 아쉬우나 아직 파이널A그룹 진출 가능성은 있다. 현재 6위 강원, 7위 광주, 8위 성남의 승점이 모두 21점으로 서울과 동률이다. 잔여 3경기, 서울은 최대한 승점을 많이 획득해 '윗물'로 올라가야하는 입장이다.
수원은 4승5무10패 승점 17로 12개 클럽 중 11위에 그친다. 이제 최하위 인천(3승5무11패)과의 격차는 3점차로 좁혀졌다. 주승진 감독대행 체제에서도 반전에 실패한 수원은 지난 8일에서야 박건하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면서 구원을 요청했다. 그 첫 번째 경기가 하필 서울과의 슈퍼매치다. 첫판부터 숨이 막힌다.
이겨야하는 이유는 구구절절 설명이 구차한 수준이다. 패할 시에는 타격이 상당하다.
김호영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한 후 3연승을 달리던 서울은 최근 3경기에서 2무1패로 다시 주춤한 상태다. 이미 속도가 늦춰진 상태에서 수원에게 패하기라도 한다면 다시 뒷걸음질 쪽으로 방향이 바뀔 수 있다. A그룹 진입의 꿈도 사라질 수 있다.
배수진을 치고 나서는 수원은 더 절실하다. 만약 패하면 강등이 현실이 될 수도 있는 위치로 밀린다. 구단을 향한 비난도 피할 수 없다. 여기저기서 박건하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기는 시간이 너무 지체됐다는 지적이 이미 많은 상황이다. 대서울전 최근 상대전적이 8무9패. 무승이 18경기까지 이어진다는 것도 부담이다. 지면 많이 잃는다.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재밌게 지켜볼 대목들이 꽤 많은 경기다. 현역 시절 슈퍼매치에서만 6골을 터뜨린 '서울 킬러' 박건하 감독이 사령탑으로 치르는 첫 슈퍼매치다. 그리고 상암벌로 돌아온 기성용이 11년 만에 치르는 슈퍼매치이기도 하다. 하지만 흥미요소를 내세워 붐을 일으킬 잔치판이 아니다.
무서운 현실 위에서 펼쳐지는 잔인한 외나무다리 승부가 됐다. 이겨야 본전이다. 지는 팀은 바닥으로 추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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