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미국 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외교가에서는 11월3일(미 현지시간) 치르는 미 대선을 앞두고 10월 중 북미 간 깜짝 합의가 있을 수 있다는 이른바 '옥토버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북미 대화 급진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4일 미국 백악관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현재 메릴랜드주(州) 월터 리드 군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3일(현지시간) 자신의 건강상태가 심각하는 보도가 잇따르자 트위터에 직접 동영상을 올려 "몸이 좋지는 않지만 입원할 때보다는 나아졌다"며 "향후 며칠이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은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일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당장 이번주로 예정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한이 갑작스럽게 연기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초 오는 7~8일 방한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하고 한미 관계와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었다.
외교부는 이날 "우리 정부는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연기된 점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조속한 시일 내 다시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 직전 반전 카드로 북한 문제를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례 정상회담을 하는 등 '톱다운' 방식의 북미대화를 주도하며 자신의 외교치적으로 활용해왔기 때문이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과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지난달 잇달아 미국을 찾은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더했다. 이도훈 본부장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 북미대화 재개 방안을 비롯해 종전선언 등 포괄적인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더불어 지난달 남북 정상간 친서 교환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상간 핫라인이 물밑에서 가동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여기에다 북한이 보내온 통지문을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정원과 북한 통일전선부간의 '핫라인'도 사실상 살아있음이 확인됐다.
박병석 국회의장도 지난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취재진과 만나 "옥토버(10월) 서프라이즈가 나올 수 있다"며 "(옥토버 서프라이즈가) 어느 급이 될지는 (모르지만) 최종적으로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냥 희망이 아니다"라며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물밑접촉이 있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미대화의 핵심 축인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데 더해,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도 미뤄지면서 '옥토버 서프라이즈'는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전날 KBS 9시뉴스에 출연해 "'옥토버 서프라이즈'라는 말이 처음 나올 때부터 현실성이 높지 않았다고 본다"며 "또 그런 것을 하려면 북한이 요구하는 조건을 미국이 이행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짧은 시간에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해 "(옥토버 서프라이즈가) 좋은 화젯거리는 됐지만 실현 가능성은 적게 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확진자가 됐기 때문에 오히려 그게 옥토버 서프라이즈가 돼 버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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