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은 원조 신데렐라 이정협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과 김학범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올림픽대표팀(U-23)의 친선경기 첫 번째 대결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두 팀은 오는 9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격돌한다. 2차전은 12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사실 A대표팀이 자국 U-23대표팀과 격식을 갖춰 경기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소위 '이겨야 본전이고 지면 망신인' 경기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다른 국가들과의 평가전이나 공식전 잡는 것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고 때문에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이후 소집조차 하지 못하던 벤투호로서는 이 기회도 알차게 써야한다.


벤투 감독 역시 "거의 1년 동안 소집하지 못했다. 당연히 훈련도 경기도 못했다"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유익한 시간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전한 바 있다. 이어 "우리 팀에 소집된 적이 있었던 선수들은 기존의 것들을 복습하는 시간으로 삼아야겠고 새로 발탁된 선수들은 많은 것을 얻어가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로 승부보다는 선수들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승부는 승부이고 부담은 아무래도 형님 쪽에 있다. 팀을 관리하면서도 결국 이기는 경기를 펼쳐야하는데 다른 포지션에 비해 '스트라이커' 쪽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그래서 대상자에게는 기회이기도 하다.

벤투가 선발한 23명의 명단 중 전형적인 스트라이커 포지션 선수는 부산아이파크의 이정협(29)과 강원FC의 김지현(24) 단 2명뿐이다. 배경이 흥미로운 이들의 경쟁구도다.


이정협은 상주상무 소속이던 지난 2014년 겨울,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에게 깜짝 발탁돼 2015년 1월에 펼쳐진 AFC 아시안컵 본선무대까지 누빈 원조 신데렐라다. 그리고 지난 2018년 강원FC에 입단했을 때까지 무명에 가깝던 김지현은 지난해 10골을 터뜨리면서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해 도약하더니 올해 생애 첫 A팀 입성까지 성공했다.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입성한 김지현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일단 '구면'이라는 측면에서는 이정협이 우위다. 이정협은 지난해 6월 이란과의 평가전 때 처음 벤투호에 발탁됐고 9월 조지아와의 평가전 때도 출전했다. 그리고 유럽파를 호출할 수 없었던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 때도 선봉장으로 나서 우승에 일조했다. 벤투가 강조하는 '철학의 복습'을 감안할 땐 먼저 선을 보일 공산이 적잖다. 하지만 벤투 체제 하에서는 골맛을 보지 못했다는 게 아쉽다.
테스트라는 측면에서는 김지현에게도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 벤투 감독은 김지현의 깜짝 발탁과 관련한 질문에 "좋은 특징을 갖춘 선수라 생각한다. 이번 시즌 꾸준히 경기에 뛰면서 흥미로운 능력들을 보여줬다. 피지컬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좋은 능력을 갖고 있다"면서 "지난해에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고 이미 꾸준히 관찰했던 선수다. 이번이 좋은 기회라 생각해 발탁했다"는 배경을 밝힌 바 있다.

나란히 아마추어 신분 때까지는 연령별 대표팀에서 활약한 이력도 없을 정도로 흙수저였던 두 공격수가 대표팀이라는, 축구선수들의 꿈과 같은 곳에서 경쟁을 펼치는 상황까지 만들었다. 이 자체만으로도 큰 성과지만 여기서 멈출 이유도 없다. '군데렐라'였다가 다소 주춤한 이정협도, 축구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킬 기회를 잡은 김지현에게도 놓칠 수 없는 찬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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