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현 기자,구교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한미간 교류를 위한 비영리단체의 연례만찬 화상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종전선언'을 다시 꺼내들었다.
최근 북한군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이 발생하고, 조성길 전 북한 주이탈리아 대사대리의 입국이 공개되는 등 남북관계의 악재가 쌓이고 있는 상황 속에서 재차 ‘종전선언’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현지시간 7일) 한미간 정치·경제·문화·예술 분야 교류 촉진을 위한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연례만찬 화상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의 시작"이라며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한미 양국이 협력하고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게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종전선언'을 제안한지 15일 만에 문 대통령이 재차 언급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종전선언을 통해 자신의 대북구상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 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군의 공무원 피격 사건으로 국내 여론이 싸늘한 데다 조 전 대사대리의 입국 공개로 북한의 반발까지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종전선언'을 재차 제안했다는 점은 문 대통령의 더욱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여기엔 어떤 어려움에도 대화를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절박한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감안할 때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대북 제안일 수밖에 없는 데다 취임 이후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를 뚫고 어렵게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켜 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과 성과를 되돌릴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읽혀서다.
문 대통령이 이번 연설에서 "어렵게 이룬 진전과 성과를 되돌릴 수는 없으며, 목적지를 바꿀 수도 없다"고 역설하고, '평화는 의견을 조금씩 나누고 바꿔가며 장벽을 서서히 무너뜨리고, 조용히 새로운 구조를 세워가는 일일·주간·월간 단위의 과정'이라는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이번 연설에서 미국을 향해 "전쟁을 억제하는 것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평화를 만들고 제도화할 때 우리의 동맹은 더욱 위대해질 것"이라며 종전선언을 위한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하고 나선 것도 눈길을 끈다.
현재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장관의 방한 일정이 연기되는 등 이른바 북미간 ‘깜짝 합의’를 의미하는 ‘옥토버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이다.
이로 인해 문 대통령이 굳건한 '한미동맹'을 환기시키며 종전선언을 위한 미국의 적극적인 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이 "한미 양국은 긴밀히 소통하고 조율해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조를 이끌어낼 것",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향한 담대한 여정을 여러분과 함께하겠다. We go together!" 등 미국과의 '긴밀한 소통'과 '평화 동행'을 강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다만,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20여일 밖에 남지 않은 데다 북한 비핵화 협상에서 ‘톱다운 방식’을 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바텀업’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열세를 보이고 있어 미국이 적극적인 호응을 할 수 있을진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상당기간 북미대화가 진전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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