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윈의 앤트를 때리기 시작했다. 사진은 중국 알리바바 금융 자회사 앤트그룹./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또 중국 기업 때리기로 대선 전 표심잡기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몇 주 간 미 행정부 내에서 앤트그룹과 위챗페이 제재에 관한 논의가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 논의는 대중 강경파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있는 미 국무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으며, 지난달 30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됐다고 한다. 


이 자리에선 세 가지 방안이 거론됐는데,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디지털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해 내린 행정명령을 활용하거나, 새로운 행정명령을 발표하거나, 미 재무부가 지정한 특별지정제재대상(SDN) 명단에 올리는 것이다. 

앤트그룹과 위챗페이가 SDN에 오르면 두 회사는 미국은 물론 어떤 해외기업과도 거래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이 논의는 30일 회의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걸리는 바람에 아직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들은 이 때문에 최종 결정이 11월3일 대선 전엔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앤트그룹이 운영하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는 중국 결제 시스템을 지배하는 양대 앱으로, 중국에선 제품을 구매하는 것부터 재산 관리·보험·신용 조회·소비자 대출까지 두 앱 없이는 경제 생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중국 외 매출 비중이 5% 미만이라, 미국에서 금지되더라도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중국 때리기'를 통해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블룸버그는 특히 미국이 중국의 성공신화를 상징하는 화웨이와 텐센트에 이어 알리바바까지 겨냥하고 있어 중국이 격분할 것으로 예상했다. 두 나라는 틱톡 소유권을 둘러싸고도 논란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제재가 현실화되면 앤트그룹의 상장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앤트그룹은 이달 중 홍콩과 상하이 증시에 동시 상장할 예정인데, 시장에선 사우디 아람코(294억달러)를 능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 상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앤트그룹에 이미 수백만달러를 투자한 미국 개미 투자자들도 손해를 볼 수 있다. 앤트그룹 대변인은 "미 행정부 내에서 그런 논의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 전망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