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야경.(류경 갈무리)© 뉴스1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을 맞아 '새벽' 행사를 치른 것은 매우 이례적인 행보다. 이번 행사에 열병식이 포함된 만큼 다목적 포석을 깐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새벽 시간대에 대규모 퍼레이드 행사를 진행했다. 합동참모본부가 북한의 공식 발표 이전에 이 같은 사실을 언급하며 "열병식을 실시한 정황이 포착됐다"라고 밝혔다.

합참은 다만 이번 행사가 본행사인지 여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대규모 퍼레이드 행사의 예행연습을 행사 당일 진행한 전례도 없고 맥락도 떨어진다는 점에서 실제 행사가 열렸을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장비와 인원이 동원됐다는 것으로 봤을 때 당 창건 기념 75주년 축하를 위한 성대한 행사가 열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행사가 실제 군력 과시를 위한 열병식인지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북한은 주요 기념일에 열병식을 진행할 경우 관례적으로 오전 10시 정도에 행사를 진행했다. 방식도 외빈을 초청하고 외신을 부르는 등 대대적인 대외 행사의 형식이었다.

이번과 같은 '새벽 열병식'은 그간의 북한의 관례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방식이다.


때문에 북한의 의도를 두고 다양한 분석과 해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북한이 '새 전략무기'의 존재를 감추기 위해 이 같은 시간대를 선택했을 가능성이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서 성능이 개량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할 것으로 예측됐다.

단순 예측이 아니라 나름의 '정보 소스'가 있는 예측이었던 만큼 북한도 이 같은 동향을 대외적으로 노출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실제 무기가 '시험 발사' 수준에도 못 미치거나 의도적으로 완성된 무기를 공개하지 않기 위해 해가 없는 시간대를 택해 열병식을 진행했을 수 있다.

북한에 대한 정보활동을 하는 미국의 위성 등도 해가 없는 밤, 새벽 시간대에는 효과적인 정보활동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실제 미국의 첩보 위성이 대북 정보활동을 하는 시간대를 나름대로 파악해 이에 대응하는 행보를 보여 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시나리오가 사실일 경우에도 북한이 '군사 전략적으로' 무기를 숨긴 것인지, 아니면 대외적으로 위협적인 메시지를 내지 않기 위해 내부적으로만 공개하고 외부에는 이를 가린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새벽에 열린 행사에 대한 보도를 하지 않고 있는데,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발행하는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례적으로 신문 발행 자체를 미루고 있기도 하다.

북한이 새벽에 진행한 행사가 열병식인지, 열병식이라면 어느 정도 수준으로 진행됐는지 여부는 북한 매체의 보도가 나와야 구체적으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당 창건 기념일의 '이벤트적' 성격을 부각하기 위해 새벽 시간대를 선택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의 채드 오캐럴 기자는 이날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에서 전날 밤에 당 창건 기념일을 축하하는 폭죽놀이(불꽃놀이)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이 주요 정치적 기념일이나 새해 자정을 기해 밤 불꽃놀이를 꾸준히 진행해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일련의 기념행사를 해를 넘겨 진행하며 '축제' 분위기를 고취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군사적 과시 목적의 열병식이라기보다 내부 분위기 고취를 위한 이벤트성 퍼레이드 목적의 행사를 진행했을 수도 있어 보인다.

북한은 지난 8월13일에 개최한 당 정치국 회의 결과 보도에서 "당 창건 75돌을 성대히 기념하기 위한 국가 행사 준비사업 진척에 대한 보고를 청취했다"라며 "모든 경축 행사들을 최상의 수준에서 특색 있게 준비해 당 창건 75돌에 훌륭한 선물로 내놓을 수 있는 대정치 축전이 되도록 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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