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국가대표팀 이동경이 1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컵 축구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친선경기' 2차전 경기에서 선제골을 성공시킨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2020.10.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고양=뉴스1) 임성일 기자 = 지난 9일 A대표팀과 U-23대표팀의 스페셜매치 1차전이 끝난 뒤 올림픽대표팀 김학범 감독은 "경기에 전혀 만족할 수 없다. 라커룸에 가면 선수들 혼쭐을 내줄 것"이라고 호랑이 지도자 기운을 내뿜었다. 하지만 첫 대결을 통해 정신적으로 더 단단히 무장한 쪽은 형님들이었다.
대다수 사람들이 동생들 경기력이 더 나았다고 평가했던 1차전, 적어도 투지는 올림픽팀이 앞섰다는 평가에 자극을 받은 듯 2차전은 A대표팀이 더 이 악물고 뛰었고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이 12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2020 하나은행컵 축구국가대표팀 vs 올림픽대표팀 스페셜매치 2차전에서 김학범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올림픽대표팀(U-23팀)을 3-0으로 완파했다. 결국 1차전 2-2 무승부 결과를 묶어 A대표팀이 합계 5-2로 '하나은행컵'의 승자가 됐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많은 이들이 형님들의 전력이 낫지 않겠는가 짐작했으나 1차전 뚜껑을 열어보니 다른 그림이 펼쳐졌다. 선제골 넣은 것은 좋았으나 2골을 내줘 역전을 허용했으며 경기 막판 이정협의 만회골로 어렵사리 무승부를 일군 내용이었다. 자존심 상처를 떠나 형세가 불리해진 A대표팀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을 위해 이번 두 차례 맞대결에서 승리한 팀의 이름으로 1억원을 기부한다고 미리 밝힌 바 있다. 승자는 2경기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치른 뒤 전적에 따라 결정하기로 했다. 합산 스코어 동률 시 원정골 우선 원칙이 적용되는데, 1차전이 A팀의 홈으로 치러진 경기였다. 올림픽팀이 더 든든한 무승부를 거둔 셈이다.

이런 배경과 함께 초반 A팀이 이날 더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벤투 감독 특유의 빌드업 과정이 바탕에 깔렸으나 킥이 좋은 센터백 권경원, 중앙MF 주세종이 좌우 측면으로 뿌리던 롱패스가 가미돼 김인성, 김태환, 이동준 등 발 빠른 선수들을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우측풀백 김태환은 거의 윙처럼 높은 위치에 있었다. 대체발탁으로 합류한 심상민이 포진한 왼쪽보단 공격력이 좋은 김태환의 우측이 주된 공격루트였다. 김태환과 이동준이 오른쪽을 집요하게 흔들었다.

형님들의 예상보다 강한 압박에 올림픽팀은 변변한 찬스를 잡지 못했다. 패스 미스 장면도 나왔고 높은 위치에서 공을 빼앗기는 일도 잦았다. 김학범 감독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기 싸움에서는 형님들이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다만 득점이 없었다는 게 아쉬웠다. 전반 33분 권경원의 헤딩 슈팅이 크로스바를 때린 불운을 포함, 확실한 마침표를 찍진 못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김학범 감독은 3장의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골키퍼 이광연을 안찬기로 바꾸고 최전방 공격수 조규성을 오세훈으로, 윙어 정승원은 엄원상으로 대체했다. 흐름을 바꿔야한다는 판단이었다. 반면 A팀은 변화 없이 그대로였다. 흐름이 나쁘지 않다고 벤치에서 판단한 셈인데 결국 결실을 맺었다.

축구국가대표팀 이동경이 1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컵 축구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친선경기' 2차전 경기에서 선제골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2020.10.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후반 10분 후방에서 길게 뿌린 패스를 이동준이 잡아내 수비와의 경합을 이겨내며 드리블로 치고 올라간 뒤 박스 안에서 살짝 패스한 것을 이동경이 침착하게 마무리해 A팀이 선제골을 뽑아냈다. 올림픽팀 수비의 미스가 있었으나 기본적으로 이동준의 집념이 좋았다. 흥미롭게도, 올림픽팀 연령대에서 벤투가 부른 3명(원두재, 이동경, 이동준) 중 2명이 골을 합작해냈다.
승기를 잡은 벤투 감독은 후반 18분 김인성을 빼고 나상호를 투입하며 추가골을 도모했다. 그러자 김학범 감독도 1차전 때 골맛을 본 송민규를 넣으며 반격을 노렸다. 센터백을 이상민에서 정태욱으로 바꾸면서 테스트도 함께 했다. 후반 22분 벤투 감독도 스트라이커 김지현과 2선 자원 이영재를 넣어 점검을 잊지 않았다.

체력이 소모되지 않은 다수의 교체 선수들이 새로 들어가면서 경기는 다시 활기를 띄었고 특히 올림픽팀이 이대로 무너지지 않겠다는 의지로 강하게 반격에 나서 막판에 또 뜨거워졌다.

후반 35분이 지나면서는 김학범호 공세가 강했는데, 이번에는 A팀의 투지가 수비 쪽에서 발현됐다. 수비라인 리더 권경원이 몸을 던지고 조현우 골키퍼가 멋진 세이브를 펼치며 위기를 넘겼다. 수비가 버텨주자 다시 찬스가 생겼다.

후반 43분 A팀 역습과정에서 추가골이 터졌다. 김학범호 골키퍼 안창기가 판단 미스와 함께 골문을 비우고 나왔을 때 이주용이 침착하게 슈팅, 사실상 승패를 갈랐다.

맥이 빠지자 동생들은 계속 흔들렸고 이 빌미를 놓치지 않고 이영재가 3번째 득점까지 성공시키면서 3-0으로 A팀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결과적으로 1차전과 2차전 모두 좀 더 투지가 넘치던 쪽, 정신무장이 보다 단단한 쪽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1차전은 동생들이 동생다웠고 2차전은 형님들이 불타는 청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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