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포지션별 선수 분포를 살폈을 때 가장 넉넉한 곳을 꼽으라면 단연 2선 공격진이다. 적임자를 찾지 못해 가려운 포지션이 적지 않은 반면 2선에는 벤투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져야할 만큼 괜찮은 선수들이 집중돼 있다.
한국 축구와 아시아의 자랑을 넘어 이제는 '월드 클래스'로 우뚝 선 손흥민(토트넘)은 고정 상수다. 그래서 더 비좁은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곳이다.
카타르의 메시로 통하는 남태희(알 사드), 한국축구의 미래 이강인(발렌시아), 팔방미인 이재성(홀슈타인 킬), 벤투의 황태자 황인범(루빈 카잔), 묵직한 왼발이 매력적인 권창훈(프라이부르크)에 분데스리가의 황소로 거듭나고 있는 황희찬(라이프치히)까지 최전방이 아닌 2선에 배치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차고 넘친다.
이미 상대와 상황에 따라 꺼낼 패가 많은데 10개월 만에 다시 소집된 '스페셜매치'에서도 또 2선 자원들만 돋보였다. 반면 측면 풀백, 수비형MF, 최전방 스트라이커 등은 여전히 갈증을 풀어주지 못한 모양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이 12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2020 하나은행컵 축구국가대표팀 vs 올림픽대표팀 스페셜매치 2차전에서 김학범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올림픽대표팀(U-23팀)을 3-0으로 완파했다. 1차전에서 2-2로 비겼던 A팀은 합계 5-2로 이번 '하나은행컵'의 승자가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문제로 이번 대표팀은 K리거들로만 꾸려야했다. 벤투호의 핵심이라 볼 수 있는 해외파들이 빠졌으니 온전한 전력은 아니었다. 대신 새로운 인물 테스트 그리고 선수층 확충이라는 측면에서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는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일단 벤투의 선택은 흡족했다. 벤투 감독은 23세 이하 연령층에서 이동준(부산), 이동경, 원두재(이상 울산) 등 총 3명의 선수를 데려왔는데 그중 이동경과 이동준이 2차전 승리의 주역이었다.
빠르고 도전적이던 이동준은 풀백 김태환과 함께 오른쪽 측면을 끊임없이 헤집었고 선제 결승골의 주인공 이동경은 중앙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공격의 단초 역할을 해냈다.
벤투 감독은 "이동준은 1차전부터 자신만의 움직임과 스피드를 잘 살려줬고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이동경은 오늘 자신이 더 선호하는 포지션에 투입됐고 1차전보다 더 좋았다"면서 박수를 보냈다.
이들과 함께 명불허전 스피드를 보여준 김인성(울산), 여전히 벤투의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던 나상호(성남) 등 2차례 경기를 통해 경쟁력을 선보인 2선 공격 자원들이 많다. 왼발의 가치를 입증한 이영재(강원) 역시 넓은 후보군에는 들어갈 선수다.
반면, 목마른 포지션은 또 채워지지 않은 느낌이다. 가장 취약 포지션으로 꼽히는 최전방 스트라이커와 좌우풀백은 이번에도 아쉬움이 남았다.
원조 신데렐라 이정협(부산)과 새로운 신데렐라를 꿈꾸던 김지현(강원)이 경쟁한 원톱은 두 선수 모두 강한 임팩트가 없었다.
1차전 종료 직전에 동점골을 넣은 이정협이 우세승이기는 했다. 하지만 이정협 역시 기존의 장점이던 '헌신적인 활동량'에서 플러스알파가 될 수 있는 날카로운 모습이 없었다. 무엇보다 슈팅의 부재는 스트라이커 입장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대표팀 첫 발탁인 김지현은 아무래도 강원에서보다는 자신감과 적극성에서 부족함이 보였다. 궁극적으로, K리그 전체를 살필 때도 대표팀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원톱 자원이 넉넉지 않다는 것은 계속된 고민이다. 풀백도 마찬가지다.
홍철과 김문환 좌우풀백이 부상으로 낙마한 악재를 감안하더라도 취약한 위치다. 우승을 위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베테랑 김태환이 2경기 모두 우측면을 지켰다는 것은 대체자가 없었던 탓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2골을 터뜨리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나 전북에서 주전으로 나서지 못하는 이주용의 대표팀 활약도 모순된 그림이다.
아직 젊은 이동경과 이동준 등이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2선의 경쟁은 또 치열해졌다. 하지만 정작 갈증 나는 곳은 또 채워지지 않았다. 자원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벤투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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